이원석 검찰총장 "불공정거래 하면 패가망신"

이원석 검찰총장은 22일 한 번이라도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경우 일벌백계로 다스려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손병두 이사장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직 검찰총장이 거래소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이 총장은 "SG증권발 시세조종을 비롯해 내부자 거래,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국민의 염려가 있고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제 바로미터인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시장 참여자의 재산을 약탈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제적이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범행 동기와 유인을 없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공정거래 사범을 최대한 엄중하게 형사처벌하고 범죄수익을 박탈해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구체적인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해서 조속한 대처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 정부에서 해체됐던 합수단을 지난해 5월 부활시켰고 지난달 정식 직제화했다.

이 총장은 "아직 불공정거래 형량이 낮고 처벌이 가벼워서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부당이득 산정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거래소 방문쇼 대신 김건희 여사 수사에 힘쓰라"고 비판했다.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총장이 거래소 이사장을 만난다고 범죄가 근절되겠나"라며 "불공정거래가 증가한 건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 미적대는 검찰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홍 대변인은 "자본시장을 감시하는 시스템이나 제도는 이미 충분하다. 정말 중요한 건 제도가 아니라 실행 의지"라며 "검찰이 증권범죄에 성역 없이 임했다면, 주가조작 범죄세력들은 분명히 위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