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으로 사업 뒷전으로 미뤘는데, 세금 내야 하나요?"

사업을 중단한 이유와 관계 없이 사업장과 면허를 유지하고 있다면 주민세와 등록면허세를 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A씨는 2018년 2월 기독교 전인치료교육, 기독교 포털사이트, 영성훈련, 예수치유솔루션 개발 등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3개월 뒤 관련 서비스와 물품을 판매하기 위한 사이트를 운영하려고 '통신판매업' 면허도 발급받았다. 사업의 첫발을 겨우 내디뎠지만, 사내이사의 공금 횡령과 배임으로 인해 얼마 못 가 큰 암초에 걸리게 되었다. 크게 분노한 A씨는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중단한 채 사내이사 재판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과세관청은 사업장과 통신판매업 면허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2019년, 2020년도 주민세와 통신판매업 면허에 대해 세금을 내라고 고지했다. 사업도 제대로 못 해보고 세금 내게 된 A씨는 과세관청의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A씨는 "회사가 설립된 뒤 1년도 안 된 시점에 사내이사가 공금횡령과 배임을 저질러 소송 중"이라며 "이런 이유로 회사 운영이 중단됐는데, 주민세와 등록면허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출이라도 발생했으면 억울하지도 않겠는데, 매출이 나지도 않은 회사에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게 과연 합당한 처사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주민세는 법인이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소를 둔 경우, 그 법인의 자본 금액과 종업원 수를 고려해 과세한다"며 "2019년과 2020년도에 사업소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A씨의 상황이 비과세 대상에 속하지 않으므로 주민세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했다.

아울러 "과세관청에 신고된 통신판매업 면허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등록면허세 부과 처분 또한 적법하다"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과 사실관계를 살핀 조세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A씨의 회사는 본점을 갖추고 종업원 2명을 고용해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사업자등록증과 주민세 과세자료 등에서 확인된다"면서 "A씨가 회사 운영을 중단했다고 하나 휴업이나 폐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과세관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했다.

이어 "등록면허세의 부과 대상인 면허는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1년을 초과한 면허에 대해선 매월 1월 1일에 그 면허가 갱신된 것으로 본다"며 "면허가 등록 말소되기 전까지는 면허가 유효하기 때문에 과세관청의 등록면허세 부과 처분 또한 달리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조세심판례: 조심2021지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