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둔화 국면' 현실로…정부도 '내년 1%대 성장' 전망

정부, 2022~2023년 경제전망

내년 경제성장률, 2.5%에서 1.6%로 낮춰

"수출·투자 부진…고금리에 소비회복 제약"

경제버팀목 수출은 '마이너스 4%' 성장 예상

내년 한국경제가 '둔화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짙다.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와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1%대 저성장'을 예고한데 이어, 정부마저 이러한 암울한 전망에 궤를 같이 한다. 정부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 올해 2%대(2.5%) 성장에서 뒷걸음질 칠 것으로 봤다. '성장 버팀목'인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세로 내려앉고, 기업의 투자 의욕마저 꺾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로 제시됐다. 당초 전망치(6월, 2.5%)보다 0.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 –0.7%에서 2021년 4.1%로 반등한 뒤, 올해 2.5%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경제 위축 등으로 수출·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영향 등이 소비회복세를 제약할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둔화가 예고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3.1%)보다 낮은 2.2%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위기를 제외하고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 부진이 이어가나,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인상 영향이 완화되면서 완만한 회복 흐름이 예상된다"면서도 "중국 경제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불확실성, 신흥국 부채위험 등은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을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설비투자가 2.8% 줄어들 것으로 봤다. IT 부문은 글로벌 수요 둔화·재고 증가 등으로 부진을 지속하고, 투자자금의 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계·철강산업 등도 자본조달 비용이 오르며 투자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도 주택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민간소비는 2.5% 증가하는데 그친다. 정부는 "소비회복 흐름은 이어지겠으나, 증가세는 둔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4.6%다. 금리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고용 둔화·자산가격 하락 영향 등이 소비회복세에 발목을 잡는다.

올해 취업자는 81만명(전년대비)에 늘어난데 반해, 내년은 10만명대까지 추락한다. 코로나 방역·보건 관련 일자리 감소도 고용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다만 "통계적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서 실제 고용상황 보다 취업자 증가세 둔화폭이 크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고용률(15~64세)은 인구감소 영향으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68.5→68.7%)하고, 실업률(3.0→3.2%)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1%에서 내년 3.5%로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전기·가스요금 현실화 등 공공요금 상방압력 확대가 예상되고, 원자재값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할 수 있는 부분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악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