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17년 이후 상장폐지기업 75곳 분석
자금조달방식, 사모(620건) 위주...공모 52건 불과
최대주주변경 23건→78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18건→52건
◆…금융감독원 제공
상장폐지기업의 주식관련사채·주식 발행 건수는 연평균 2.05건으로 상장기업(0.47건)의 4.4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변경 공시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도 각각 5.4배, 9.2배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최근 상장폐지기업의 사전징후에 따른 시사점’을 통해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 상장폐지된 75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폐지 전의 재무적·비재무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상장폐지는 해산이나 감사의견거절 등 형식요건에 따른 상장폐지와 특정사유 발생 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따른 상장폐지로 구분된다. 상장폐지기업은 2017년 12곳에서 2020년 15곳, 지난해 20곳으로 늘었다. 올해 6월까지는 횡령·배임 혐의 3곳 등 총 9곳이 상장폐지됐다.
금감원 분석 결과 상장폐지기업은 영업손실 지속 등 ‘관리종목’ 지정 사유나 횡령·배임 혐의 등 ‘실질심사대상’ 지정 사유가 연쇄·복합적으로 발생했고, 최초 발생 후 3년 이내에 상장폐지에 이르는 경향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제공
상장폐지 직전에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확대돼 자본잠식이 심화하고, 이를 모면하기 위해 빈번한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이 수반됐다.
이들 기업은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없는 사모 또는 소액공모 방식으로 주로 발행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공모 방식의 발행은 미미했다. 전체 772건 중 사모가 620건, 소액공모가 100건, 공모는 52건에 불과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피·외면으로 자금조달의 한계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그 규모는 점차 축소됐다. 상장폐지 2년 전(193건)까지 점차 증가하다가 상장폐지 직전에는 114건으로 감소했다.
조기상환청구나 기한이익상실사유발생 등에 따른 주식관련사채(CB·BW)의 만기전취득은 상장폐지연도에 근접할수록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상장폐지 5년 전 22건이던 만기전취득 건수는 직전년 67건으로 늘었다.
또 상장폐지기업은 경영안정성과 밀접한 최대주주 변경이나 내부통제 부실 등에 따른 불성실공시가 빈번하게 증가했다. 최대주주 변경 공시는 23건에서 78건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18건에서 52건으로 상장폐지연도에 근접할수록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기업경영 환경 악화가 지속하면서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함께 일부 한계기업의 상장폐지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상장기업이 금융감독원(DART)과 거래소(KIND) 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사항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