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독립적인 기금운용 통해 수익률 높여야”

기금운용위, ALM 체계 하 전문가 집단으로 재편
“자산 불릴 시기 20년뿐...골든타임 실기 말아야”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한국금융학회·한국재정학회·자본시장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연금개혁’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편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100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운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와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성, 운용의 전문성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시 하락장에서 국민연금의 구원투수 역할이 요구되며, 원화가치 절하 국면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및 환헤지 정책에 대해 외부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할 경우 기업에 대한 관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남 연구위원은 “연금 제도의 운영과 기금 적립금의 운용을 명시적으로 분리하고,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체계 하에서 전문가에 의한 독립적인 기금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재정계산 및 ALM 위원회의 역할이 부여되는 가입자 대표 성격의 연금정책위원회가 요구된다”며 “현행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 위원과 가입자 대표로 구성됐는데 이를 전문가 집단으로 재편해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운용체계 개편을 통한 장기적·안정적 수익률 제고는 기금 고갈 시점을 유효하게 연장할 수 있다”며 “가입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추진되는 모수적 개혁에 앞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기금 장기재정추계를 보면 국민연금 재정은 2029년까지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큰 성장기지만, 2042년 이후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큰 감소기에 이른다. 2055년에는 적립금이 소진되고, 이후 GDP 대비 4~5% 적자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 연구위원은 “2042년 이후엔 유동성 관리가 기금운용의 목표가 된다. 유동성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운용할 수 있는 기간이 20년도 채 남지 않았다”며 “자산을 불릴 수 있을 때 수익률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 연금개혁 및 운용체계 개편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