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국세청장이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국세청이 신문·방송 등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세무조사 선정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나타냈다. 이른바 정치권력에 의한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목소리였다. 반면 국세청장은 "세무조사는 요건·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과거 논란이 됐던 정치적 세무조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MBC에 대한 세무조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대통령이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고 하니까 수사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에 대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도 국세청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국세청이 표적수사, 정치보복성 세무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 MBC나 YTN 등 미운털이 박힌 언론사에 대해 오비이락 격으로 세무조사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정부의 언론탄압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군사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자행한 정권 비판세력 길들이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사정당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MBC와 YTN,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사에 대한 정기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2017년, YTN은 2018년 각각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이 12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이러한 야당의 질타에 김창기 국세청장은 "개별 과세정보는 말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세무조사는 세법상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병도 의원은 "정기조사는 5년에 한 번 하는데 YTN은 2018년 세무조사를 받아서 내년에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일찍 시작된 배경이 있냐"고 묻자, 김 청장은 "정기조사라도 5년 넘는 경우, 5년 안 되고 시행되는 경우 등 다양하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청장은 이어 "세무조사는 공평과세 시행이라는 세법 고유 목적을 위해 세법상 요건과 절차에 따라 실시하고 이외 다른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 세무조사 계획을 묻는 질의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 청장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논의나 보고를 한 바 없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