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노량진동 통근버스 바퀴 포트홀에 빠져
신림초·강남초·사당초 운동장에서 싱크홀 발견
도로 표면 미세한 구멍 공사 통해 물 이동 차단해야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2.8.9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로위의 지뢰'로 불리는 싱크홀과 포트홀(땅꺼짐)이 발생하고 있다. 미처 싱크홀과 포트홀을 발견하지 못해 차량이나 보행자들이 크게 놀라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싱크홀'은 땅이 내려앉아 큰 구멍이 나타나는 현상이며 '포트홀'은 아스팔트 도로 표면에 생기는 작은 구멍을 말한다. 특히 '포트홀'은 밤이 되면 거의 식별되지 않아 포트홀을 발견했을 경우 차선을 급하게 변경하거나 급제동하게 돼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싱크홀(왼쪽)과 포트홀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에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통근버스의 바퀴가 지름 1m 가량의 포트홀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오른쪽 앞바퀴가 빠지면서 버스 전체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피해가 집중된 강남 일대의 도로에도 수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되었다. 강남역 인근 횡단보도에는 가로,세로 각각 1m에 깊이 20cm 크기의 ‘포트홀’이 발견되어 시민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교차로 한 가운데에서도 지름 20cm, 깊이 1.5m의 싱크홀이 발생해 복구중이다.
주택가와 학교 등에도 크고 작은 싱크홀이 나타났다.
◆…9일 오후 싱크홀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주택가. 2022.8.9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주택가에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1.5m 싱크홀이 생겨 주민 67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평소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간이 이번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무너져내린 것이다. 강남구 선릉 주변 주택가에도 아스팔트가 갈라져 내려앉았다.
관악구의 신림초 운동장에는 폭 3.5m, 길이 1.3m의 싱크홀이 생겼다. 강남초에서도 본관 뒤쪽과 운동장 놀이 시설 부근에 싱크홀이 1개씩 발생했으며 동작구 사당초 운동장에도 싱크홀이 발견됐다.
◆…학교운동장에 발생한 싱크홀 자료사진:SBS뉴스 화면캡처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일부터 학교 피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고, 자체적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꾸려 추후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폭우가 지나간 전국 도로 곳곳이 포트홀로 비상이다. 충북 지역에 비가 집중됐던 지난 10일 오후 8시30분쯤 청주시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249㎞ 지점에 지름 30~40㎝의 포트홀이 발생해 20여대의 차량이 손상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12일 오전 7시 기준 도로 포트홀은 1019건, 지반침하는 12건 발생했다. 지하차도와 터널, 교량에서도 포장 파손이 각각 9건, 3건, 32건 발생했다.
서울시는 임시 피해복구를 대부분 마쳤지만, 집중호우가 계속 예보된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조치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빗물이 아스팔트 아래로 스며들면서 흙이 유실되거나 하부가 팽창해 작은 압력에도 땅이 움푹 꺼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집중호우가 그쳐도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전날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물은 약한 곳을 찾게 돼있다. 많은 양의 물이 약한 곳을 뚫고 가다 보면 갑자기 강한 유속이 발생되고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아스팔트 포장 같은 경우 비가 많이 오면 조그만 미세한 틈으로 물이 들어간다. 이때 자동차 타이어가 지나가면 도로 밑에서 고압이 발생해 아스팔트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간다"며 "도로 표면에 미세한 구멍으로 많은 물들이 지나가 그 구멍이 점점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엔 싱크홀이 발생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수공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물의 이동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