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칩 늘리고 中 견제' 반도체법 서명…"韓中, 반도체에 수조 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부상하는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 및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반도체 산업육성법(the 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에 서명, 공포했다.

해당 법안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미국의 인텔을 비롯해 대만의 TSMC, 텍사스에 공장을 증설키로 한 삼성전자 등이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모두 2800억 달러(약 366조 원)를 투자한다.

우선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약 50조 9730억 원), 연구 및 노동력 개발 110억 달러(약 14조3770억 원),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 20억 달러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7조9640억 원)가 지원된다. 그 가운데 240억 달러(약 31조4040억 원)는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 분야 연구 프로그램 지출도 크게 확대, 과학 연구 증진 등에 10년간 2000억 달러(약 261조7000억 원)를 투자하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손가락보다 작은 반도체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며 "30년 전에는 미국에서 전체 반도체의 30%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 유럽은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역사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돌아왔다"며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블린 미사일 등 핵심 무기에도 반도체가 필요하다면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산업 지원 필요성을 언급, "중국 공산당이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로비에 나선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을 직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구·개발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한때 세계 1위의 연구·개발 투자국이었지만, 현재는 9위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수십 년 전만 해도 8위였지만 현재는 2위다. 다른 나라도 근접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 필요성도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 법안의 통과가 새로운 칩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선 칩 부족 사태로 수천 대의 자동차와 트럭이 미시간 남동부에 주차되어 대기 중이다. 법안의 통과로 미국은 자동차, 무기, 세탁기 및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인 칩 부족 상황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코드분할 다중접속 CDMA 업체인 퀄컴(Qualcomm)은 8일 글로벌 파운드리스 뉴욕 공장에 추가로 42억 달러(약 5조 4894억 원)의 반도체 칩을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로써 2028년까지 총 74억 달러(약 9조 6718억 원)의 구매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한 마이크론이 메모리 칩 제조에 400억 달러(약 52조 28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2%에서 10%로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정부 비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가드레일 조항'이 담겨 있어서다.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냉전적 사고방식을 연상시킨다"며 강력히 반대해왔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