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반대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 보장
신주우선배정권은 검토 후 도입 결정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금 개선해야...연내 로드맵 마련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물적분할 자회사가 모회사와 중복해 상장할 때 모회사가 주주 보호를 위해 얼마나 충실히 노력했는지를 심사해 미흡할 경우는 상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 문제는 투자자의 관심과 문제 인식이 높은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적분할을 진행할 때 자회사 상장계획 등 기업의 구조개편 계획과 주주보호 방안을 공시하도록 해 일반주주가 충실한 정보를 가지고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물적분할에 반대하지만 그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던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엑시트(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 한계를 꼼꼼히 검토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주우선배정권과 관련해서는 보호대상 모회사 주주 확정문제, 상법상 신주 주주배정 원칙과의 조화 여부, 자회사 상장 전 모회사 주가 변동성 확대 등 고려사항이 꼽힌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에 고착화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문제를 지금 개선하지 않으면 후대에도 계속 이어지는 용어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업계·학계 전문가들과 폭넓은 논의를 거쳐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연내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3분기 중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중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제도화와 관련해 정부 및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물적분할 자회사가 설립 5년 내 상장할 때는 모회사가 주주간담회,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일반주주와 충실히 소통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아 미흡할 경우 상장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위원은 물적분할 공시강화, 상장시 주주보호 노력 심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 등 연성규율과 함께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신주우선배정 도입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다만 신주우선배정권과 관련해 "상장 직전 주주가 된 경우 분할 자회사의 상장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을 것이므로 일반투자자와 차별해 보호할 필요성이 낮다"며 "또 자회사 신주배정을 위한 경로가 청약과 주식매수로 이원화돼 모회사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봉헌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 역시 "신주 우선배정은 기업공개(IPO) 시 수요예측을 통한 가격발견 기능 저해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해 "주주보호 효과보다 기업구조조정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자회사 상장계획이 있는 경우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