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는 계속된다…일본은행 "추가 금융완화 고려"

엔·달러 환율이 또다시 137엔대에 진입하며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은행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경제가) 매우 높은 불확실성에 노출됐다"며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기부양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흐름과 반대되는 행보이자 '아베노믹스'의 연속이란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일본 화폐인 엔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다.

구로다 총재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위험을 고려할 때 일본 경제에 매우 큰 불확실성이 있다"며 "통화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현재 장단기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이후 엔저 정책이 바뀌는 게 아니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일본 자민당의 압승에 힘입어 현행 통화정책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 금리는 -0.1%,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약 0%로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엔화 매도세를 더 키우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6월 도쿄 지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3% 상승해 전월 2.4%보다 소폭 하락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대비 2.1% 상승해 전월 1.9%보다 올랐다.

일본은행은 물가하락을 벗어나기 위해 2013년부터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거의 10년 동안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최근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다만 일본 가계의 생활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임금 상승폭은 적어 수입물가 상승에 의한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며 소비에도 부정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