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대책' 전·월세 대란 막고, 매물 늘까…기대와 우려는?

상생임대인 세제혜택 확대로 계약 갱신 유도
"주택공급 숨통" 평가 속 "다주택자에 혜택" 의견도
월세세액공제 확대엔 "수요 제한적, 혜택 많지 않아"
'분양가 상한제' 개선, 내 집 마련엔…"옥석가릴 듯"

21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이하 6·21대책)의 핵심은 '집주인(임대인)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어 임대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세입자(임차인)에게는 세제 혜택을 더 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임대매물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8월로 시행 2년을 맞는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에 따른 전·월세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높은 금리 등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대책이 임대차 시장을 장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느냐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당초 상생 임대인 제도는 올해 말까지만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시장안정을 위해 적용기한을 2년 늘리기로 했다.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세입자를 내보내는 상황을 막고 임대차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또 전·월세 물건을 늘리기 위해 대출과 분양가상한제 관련 실거주 의무도 완화한다. 규제지역 주택구매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기존주택 처분 기한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고, 신규주택 전입 기한은 아예 없앤다.

건설 등록임대 활성화, 미분양주택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등을 통한 단기 주택공급 촉진,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실거주 의무 합리화를 통한 임대매물 유통 물량 확대를 골자로 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책도 함께 내놨다.

정부는 무주택 세대주가 부담하는 월세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최고 12%에서 최고 15%까지 올린다.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를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최근 불거진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임차인 부담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완화와 임대 주택 공급을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면 8월 전셋값이 급등할 우려는 적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가용 정책 카드를 총동원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1주택자 양도세 규제를 풀어 전세공급의 물꼬를 트는 것은 좋은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다주택자를 임대인으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아파트 매입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단 목소리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상생 임대인 양도세 특례를 다주택자에게 확대하더라도 세제 혜택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 면제 등으로 한정돼 다주택자가 실질적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실거주 의무 완화 방안을 두고 갭투자 등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월세 세액공제 대상 확대에는 체감 폭이 적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상생임대인 제도 확대는 전월세 가격 안정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세입자 지원은 여전히 대상 수요가 제한적이라 혜택받은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고 진단했다.
이 조치로 정비사업 비용과 자잿값 인상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사업여건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질적인 분양 촉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답보상태인 주택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재건축은 최종 걸림돌이 재초환(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므로 어떻게 할지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시장은 분양가 인상, 금리 상승, 집값 약세로 가격과 입지 경쟁력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