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근로·자녀장려금 형평성 효과' 분석
맞벌이가구 근로장려금 수급률 6.5% 불과
"혼인 패널티 규모 축소하는 방안 마련해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6일 발간한 '재정포럼 5월호'를 통해 "가정양육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를 위해 가구유형에 관계없이 동일한 소득상한을 적용하는 자녀장려금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쌤 미래교육센터 내에 마련된 키움센터에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일을 하고 있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이 갑작스러운 경제적 위기를 벗어나게끔 하는 소득보장 지원책을 갖고 있다. 이는 근로장려세제(EITC)다. 세법에서 정한 요건에 충족하면 가구 구성과 소득수준에 따라 지급액이 결정되는 구조로, 맞벌이 가구일 땐 최대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맞벌이 가구엔 소득지원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근로 유인'이란 제도의 취지가 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6일 발간한 '재정포럼 5월호(근로·자녀장려금의 형평성 효과)'를 통해 "가구유형별로 단독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대상 선정기준에서 '혼인 패널티'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단독 가구 2인이 동일한 소득을 유지한 채 혼인하고 맞벌이 가구가 됐을 때 장려금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조세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근로장려금의 맞벌이 가구 수급률은 6.5%로, 단독 가구(27.0%)와 비교해 4배 이상 낮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으로 인해 맞벌이 가구의 수급률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장려금 소득 기준 상한액은 맞벌이 가구가 3800만원, 단독 가구는 2200만원이다. 부양가족이 있는 홑벌이 가구의 수급률(18.2%)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조세연은 "출산율 관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맞벌이 가구 지원은 제약적인 소득상한 운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가 대상인 자녀장려금의 지급 방식도 맞벌이 가구에 불합리한 구조다. 가구유형에 따른 수급 소득 상한의 차등을 두지 않아서다. 조세연은 "맞벌이로 가정 양육시간이 부족한 가구의 경우, 부족한 양육시간에 대한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가구유형에 관계없이 동일한 소득상한을 적용하는 것은 맞벌이 가구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률을 보더라도 맞벌이 가구(2.6%)는 홑벌이 가구(6.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구유형별 근로·자녀장려금 수급효과, 조세재정연구원의 '근로·자녀장려금 형평성 효과' 보고서 발췌)
특히 근로장려세제가 근로 유인이란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엔 한계도 있어 보인다. 60세 이상 가구주 가구의 근로장려금 수급률은 21.9%로 전(全)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일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인 20~40세 수급률은 14.7%, 40~60세는 13.9% 수준이었다. 근로와의 연계성이 낮은 고령가구의 높은 수급률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자녀장려금의 경우 자녀양육과 연관성이 높은 20세 이상~40세 미만 가구주 가구의 수급률이 7.3%로 가장 높았다.
근로장려금보다 자녀장려금의 소득 분배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의 평균소득 비율로 소득격차를 뜻하는 '소득 5분위 배율'은 근로장려금 지급에 따라 4.8%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자녀장려금의 개선율은 0.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세연은 "근로장려금 제도의 근로유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대상 등에 대한 조정과 함께 혼인이 출산의 전제조건인 현실을 감안해서, 제도 확대 시 혼인 패널티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두 제도의 형평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기존의 보육료 지원(양육수당), 아동수당 등의 재정제도들과 상관관계 속에서 분리운영에 대해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