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침만으로 결정되는 '공시가격'… 검토 필요"

국회예산정책처 '2022년 주택 공시가격과 보유세제 논의 동향' 발표

세금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택 '공시가격'이 국토교통부의 지침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지난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주택 공시가격과 보유세제 논의 동향'을 발표했다.

올해 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평균 14.9% 예정처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발표한 전국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14.9% 수준이다. 이는 2021년의 16.3%보다 1.4%p 하락한 수준이지만, 2016~2020년 평균 상승률 5.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인천(26.9%), 경기(21.3%) 등 3개 지역은 전국평균 상승률을 상회했고, 전남(5.7%), 전북(7.9%) 등 14개 지역은 전국평균을 하회했으며, 특히 세종(-3.3%)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은 2021년 주택가격 상승세에 주로 기인하며,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정책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1년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16~2020년 연평균 상승률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매매가격지수 상승률(전국기준)은 2021년 9.9%였는데, 2016~2020년은 1.7%였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2021년 대비 상향 조정됐다. 단독주택은 55.8%에서 57.9%, 공동주택은 70.2%에서 71.5%로 늘었다.

주택 보유세(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는 과세가격인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과세체계가 초과누진세율구조임을 감안할 경우, 보유세수 증가율은 공시가격 상승률보다 높을 전망이다.

공시가격 상승 및 세법개정 등의 영향으로 2021년 주택분 보유세는 56.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2016~2020년 연평균 증가율 15.8%에 비해 높은 증가세다. 주택분 보유세수의 증가는 공시가격 상승과 함께 다주택자 및 법인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세부담을 강화한 세법개정도 영향을 미쳤다.

보유세 완화 방안, 국회에 이어 정부에서도 2021년에 이어 올해 주택 공시가격의 높은 상승의 영향으로 보유세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회에서는 다양한 보유세 완화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세법개정으로 1세대 1주택자의 세부담을 일부 완화했으나, 과세체계 전반에 걸쳐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 지속적으로 제안된 것.

2021년 세법개정으로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됐다. 또한 9억원 이하 주택보유시 재산세 세율특례(기존 세율 대비 0.05%p 인하)가 적용된다.

아울러 현재 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의 과세체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세부담 완화안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세특례제한법, 종합부동산세법, 지방세법에 대한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으며, 정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정부도 보유세 부담 완화를 위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보유세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1세대 1주택자의 올해 부동산 보유세 과세표준 산정시 2021년 부동산 공시가격을 활용할 예정이다. 단, 올해 공시가격이 2021년 가격보다 낮은 경우,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산정한다.

또한 1세대 1주택을 소유한 고령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연령(60세 이상)·소득(급여 7천만원 또는 종합소득 6천만원 이하)·세액(100만원 초과 납부) 요건을 만족하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납부유예를 허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예정처는 추계 결과 정부가 발표한 1세대 1주택자 부동산 보유세 완화 방안의 세수효과는 약 9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목별로 종합부동산세 1500억원, 재산세액 8300억원(결정세액 기준) 감소를 예상했다.

또 주택 공시가격 구간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세수감소 효과는 공시가격 11억원 이하 구간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예정처 "미봉책, 일관성 우려…납세자 예측가능성 고려해야"

예정처는 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납세자의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보유세 증가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유세 완화안에 대해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그칠 가능성, 정책 일관성 등 우려가 상존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납세자의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부동산 보유세 증가로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침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정처는 올해 1세대 1주택자의 보유세 과세표준을 일시적으로 2021년 공시가격을 사용해 산정하는 방안은 몇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우선 2023년 이후 당해년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산정할 경우, 1세대 1주택자의 세부담 증가 체감(體感)폭이 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 공시가격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2021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산정해 주택 보유수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중적인 과세가격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예정처는 "따라서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을 감안해 세부담 상한비율,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의 조정방안도 전년도 공시가격 적용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현행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세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에도 국토교통부의 지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