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카카오게임즈, '매출 1조 클럽' 가입... 업계 4위로 도약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상장 8대 게임회사 가운데 더블유게임즈와 컴투스를 제치고 업계 매출 4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8개 회사 매출액의 총합은 9조6360억원으로 2020년의 8조8495억원보다 8.9% 증가했다. 이들 게임사 중 위메이드가 164.4%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카카오게임즈도 2배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조125억원의 매출로 전년도의 4955억원보다 104.3%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이 회사의 매출 상승분 5170억원 가운데 모바일 신작 게임 오딘의 기여도가 절대적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까지 에버소울, 이터널리턴 등 10개 이상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지난해의 경우 전략적으로 진행해온 투자가 결실을 맺으며, 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빅히트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33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64.4% 늘었다. 위메이드는 신작 게임 ‘미르4’ 글로벌 매출 반영으로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650억원 늘어났다. 위메이드의 매출 상승분이 2083억원인 만큼 미르4의 기여도가 컸다. 위메이드는 상반기까지 신작 블록체인 기반 게임 20여종을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할 예정이다.

위메이드 측은 “게임 부문에서 ‘미르4’ 글로벌 매출 온기 반영으로 233% 성장했다”면서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한 라이선스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고 위믹스 플랫폼 매출은 12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미르4 매출의 안정화와 함께 미르 IP 기반 신작 MMORPG ’미르M’의 출시 등으로 성장세가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1조886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기존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점이 크게 기여했다. 올해에는 자회사 언노운월즈의 턴제 전략 게임 ‘프로젝트 M’과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FPS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PC, 모바일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고, 전년 대비 13% 성장한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면서 “다양한 유료화 상품군 개발을 통해 PC 인게임 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전년 전체와 대비해 4배 이상 상승하며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12일 배틀그라운드 PC·콘솔이 무료화로 전환된 첫 주에 신규 유저 650만명을 유치해 역대 서비스 기간 중 가장 많은 신규 유저 유입을 기록했다”면서 “확대된 트래픽을 기반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의 지난해 매출은 55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97억원의 매출증가를 보였음에도 2020년의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이 회사의 매출 상승은 작년에 새로 잡힌 미디어·콘텐츠 부문 매출 545억원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컴투스는 내년까지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자체 개발 게임 6종과 ‘거상 M 징비록’ 등 퍼블리싱 게임 3종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C2X에 온보딩할 예정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올해는 웹 3.0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타이틀을 선보여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은 2조5069억원으로 0.9% 성장에 그쳤지만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신작게임 ‘제2의 나라: Cross Worlds’와 기존 인기 게임 ‘세븐나이츠2’가 각각 전년보다 2624억원, 722억원 증가한 매출을 보이며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로부터 넷마블을 구해냈다.

이 회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면한 것은 지난해 인수한 스핀엑스게임즈의 공헌도 컸다. 스핀엑스게임즈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작년 4분기 주요 게임별 매출에 스핀엑스게임즈의 캐시프렌지(8%), 잭팟월드(6%), 랏처 슬롯(6%)이 추가됐다.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1505억원이다. 한편 사업보고서 상의 기타 모바일 부문 해외 수익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49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캐주얼 게임의 매출 비중은 40%로 3분기의 22%에 비해 18% 증가했다.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1354억원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넷마블의 스핀엑스게임즈 인수는 지난해 최소 1000억원의 매출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넷마블은 지난 NTP에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레이븐:아랑’ 등 자체 IP 13종을 포함한 주요 개발 라인업 20종을 공개했다.

넷마블 측은 “스핀엑스게임즈의 인수로 지난해 해외매출 발생액이 증가하게 됐고, 캐시 프렌지, 잭팟월드, 랏처 슬롯 등 게임이 추가되면서 4분기 기준 캐주얼 게임 매출 비중이 전분기 대비 1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엔씨소프트,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는 역성장하는 아픔을 겪었다.

엔씨소프트는 2조3088억원의 매출로 전년보다 4.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존 리니지 IP 기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지난 2020년의 매출과 비교했을 때 각각 2828억원, 197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출시된 리니지W가 홀로 3576억원을 벌어들이며 분전했지만 모바일, 온라인 게임 등 전 영역에 걸친 매출 감소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씨소프트는 차세대 신작 ‘TL’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PC온라인 플랫폼 흥행작을 기반으로 한 신작 ‘아이온2’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각각 출시 6년차, 4년차를 맞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자연스러운 매출 하향 안정화와 사업 활동 강도 조율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올해는 엔씨 역대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이용자 지표를 기록하고 있는 리니지W의 매출이 반영되어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분기에는 리니지W를 북미와 유럽 등 2권역에 출시할 계획이고, 4분기에는 TL(Throne and Liberty) 글로벌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블유게임즈도 매출이 5.2% 줄어든 6241억원을 나타냈다. 카카오게임즈의 약진에 밀려 업계 5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 감소는 기존 웹과 모바일 게임 두 부문의 매출이 각각 9.2%, 3.7%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올해에는 캐주얼 신작 게임 런칭에 집중하는 한편 i-Gaming과 P2E Skill 게임을 필두로 한 신규 비즈니스도 추진 중이다.

펄어비스는 전년보다 17.4% 감소한 403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기존 검은사막 IP 매출이 1212억원 감소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크다. 펄어비스는 향후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신작 3종을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검은사막의 신규 지역 ‘끝없는 겨울의 산’을 비롯해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 4주년 기념 이벤트 및 신규 클래스 업데이트를 통해 안정적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 대해 신작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전체적으로 게임사들이 매출 실적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게임사들이 이렇다할 대작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고 기존 IP 기반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1분기에 매출이 반등할 수 있는 여력은 없어보인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마무리에 따른 리오프닝 상황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마무리되고 리오프닝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출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P2E, 블록체인 게임이 출시되는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의 매출 실적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흥행성이 함께 담보된 신작 게임이 출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의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신규 게임 출시 라인업이 계속 나와야 매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원래 1일 매출 10억하던 게임이 4~5개월 지나면 2억으로 평탄하게 하향 안정화되는 게 기본 사이클인데 요즘에는 한두 달 정도 10억을 기록했다가 6~7개월 지나면 매출이 없어진다”며 “게임 자체의 흥행성 또한 담보되어야 한다”고 게임업계 동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