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濠 오커스, 핵잠수함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협력

中 반발 “우크라 사태처럼 국제사회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어”

미국과 영국, 호주가 공동으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영국, 호주 3자 외교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는 이날 성명에서 "핵추진 잠수함에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과 전자전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사이버 능력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추가 해저역량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려는 3국의 기존 노력에 이번 계획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이번 오커스의 안보 협정 확대는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3자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는 출범 당시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프랑스와 호주가 맺은 77조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다.

음속보다 5배 빠른 극초음속 미사일은 변칙 궤도로 빠르게 저공 비행하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도 요격이 어려우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목표물을 신속히 타격할 수 있다.

가장 개발이 앞선 러시아는 지난달 19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지역에 음속보다 10배나 빠른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h-47M2)’을 발사한 바 있다. 킨잘 미사일은 마하 10(초속 3.4km)이상의 속도로 수분 이내에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3월 연례 국정연설에서 차세대 '슈퍼 무기' 6종 중 하나로 최초 공개했다.

중국도 지난해 최대 12개의 탄두를 탑재하는 '극초음속 활공 운반체(HGV)'라는 무기를 남중국해로 시험 발사했다. 중국은 이미 우주 높이 솟아 올랐다가 음속활공체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핵미사일 시험을 수백 차례 실시했으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압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북한도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1일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정례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다른 나라에서 해킹해 훔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중국은 오커스의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 협력 발표에 반발했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관련 질문에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우크라 사태를 다시 한번 보고 싶지 않다면 미사일 공동개발과 같은 일은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