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공수처 통신기록 조회는 수사권 남용”
아사히신문, “본지 기자 통신기록 조회 경위 밝혀라”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무차별 통신조회와 위법수사, 편파수사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출범 1년도 안 돼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 조회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자사 기자들이 공수처의 통신 조회 피해를 입었다고 아사히 신문과 도쿄 신문이 보도했다.
31일 도쿄 신문은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의 수사를 담당하는 한국의 공수처가 지난 8월 주니치신문·도쿄신문 서울지국의 한국인 직원 1명의 정보를 조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도의 자유를 위협하는 부적절한 정보 수집이라며 수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24일 자사 직원이 자신의 개인 정보가 외부로부터 조회됐는지 이동통신사에 요청해 30일 통지받은 결과, 공수처가 8월 6일 기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를 조회한 것이 드러났다. 통지서에 적힌 조회 사유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에 따라 재판이나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 수집”이라고 명기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도쿄 신문은 “공수처가 일본 언론 중 아사히신문 한국인 기자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먼저 드러났다”며 “한국 당국에 조회 경위와 이유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편집국 명의로 지면에 실었다.
전날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서도 자사 서울지국 한국인 기자의 개인 정보를 공수처가 수집했다고 밝히며 그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공수처는 “법원의 허가 등에 따라 적법하게 확보한 피의자와의 통화 내역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요청은 불가피했다”고 서면으로 해명했다. 다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공수처는 아사히 신문 서울지국 기자에 대해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가입일 등을 조회했다. 이는 기자가 지난 20일 통신사에 수사기관으로부터 개인 정보 조회가 있었는지 1년간의 기록을 요청하고 26일 통보받은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편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이 검찰 등 기존 권력기관을 축소하고 고위 공직자의 비리 등을 수사하기 위해 올 1월에 신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기도 한 공수처는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시켜 출범했다.
지난 1년간 공수처의 주요 사건 12건 중 4건이 야당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관련된 것으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위원을 조사할 때는 압수수색 절차를 위반하기도 하는 등 편향 수사에 이어 위법 수사 논란까지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