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피하기 위한 탈법적 기업대출 감독 강화
시장금리는 개입 않지만 과도한 예대금리차는 시정조치
◆…출입기자 온라인 송년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전세대출이나 집단대출, 정책모기지 등에 (총량관리) 예외를 인정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실수요자 대출 수요에 따른 금융공급은 예외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다만 탈법적인 기업대출에 대해선 원칙에 따라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21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인해 실수요자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지적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내년부터 이뤄질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과 최근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를 감안해 보면 무리 없이 5%대에서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내년에 차주별 DSR이 운영되면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데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풍선효과를 일정 부분 용인하되 탈법적인 대출의 경우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모두 받을 수 있던 사람이 기업대출로 이전하는 정도면 용인해야 한다”며 “그러나 기업대출을 받아 부동산 구입 자금으로 쓰는 경우는 당초 취지와 다른 대출 관행으로 판단해 감독 당국이나 검사조사를 통해 사후 교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이어 “시장금리는 한은 정책금리와 민간의 자금 수요·공급에 따라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가격으로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불가능하다”며 “다만 정책당국이 언급하는 것은 예대금리 차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대출금리가 많이 오르고 예금금리가 적게 올라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면 결국 금융소비자의 추가적인 부담, 금융회사의 추가적인 이익을 발생시키게 된다”며 “예대금리차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벌어질 경우 필요한 시정조치를 해나가겠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보험요율 조정에 대해서도 “요율도 가격이므로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감독당국은 보험업법에 따른 합리적 결정에 대해 들여다보고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검사결과와 그에 따른 제재 방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기반해 사전·사후적 감독의 균형을 도모하면서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겠다”며 기존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하나은행에 대한 사모펀드 관련 제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문책경고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고, 함영주 전 행장의 경우 실무자의 불완전판매 문제라 지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법리검토를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전례에 따라 법리가 적용된 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