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본격화?…상승률 지속 줄고 시장도 '꽁꽁'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 4주 연속 둔화
매수우위지수 9월 102→이번 주 51.8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약 한 달 간 지속 둔화되고 일부 지역에서 실거래가도 하락세를 내비치며 집값 하락 전환 가능성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매수 관심까지 얼어붙어 냉랭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내년 초 공개될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반영으로 주택 시장이 더 냉각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로 나타났다. 지난달 셋째주 0.09% 이후 0.08%, 0.07%, 0.06%, 0.05% 등 4주 연속 변동률 둔화세가 이어졌다.

수도권 신도시도 이번주 0.02%로 지난달 둘째주 0.05% 이후 변동률이 지속 축소됐고 경기·인천 지역 역시 한 달 째 0.03~0.05% 잰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서울 각 자치구 가운데 관악(0.16%)과 강북(0.12%)을 제외하고 강남(0.07%), 광진(0.07%), 송파(0.07%), 구로(0.06%), 노원(0.05%), 도봉(0.05%), 강동(0.04%), 동작(0.02%), 용산(0.02%), 동대문(0.01%), 은평(0.00%) 등 대부분 지역이 0.1% 변동률을 밑돌았다.

신도시는 김포한강(0.09%), 일산(0.05%), 산본(0.05%), 분당(0.04%) 등의 순으로 이어졌으며 거래가 줄고 매물이 쌓이고 있는 동탄(-0.03%)은 이번주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인천도 부천(0.08%), 성남(0.08%), 의정부(0.08%), 수원(0.07%), 용인(0.07%), 김포(0.06%), 평택(0.05%), 화성(0.04%), 인천(0.03%), 군포(0.02%), 고양(0.01%) 과천(0.00%) 등 모두 0.1% 변동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KB부동산의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서도 이번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07%로 10월 마지막주 0.25% 이후 한 달 이상 지속적인 둔화 양상을 내비쳤다. 이 조사에서 0%대 변동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수도권 변동률도 10월 셋째주 0.43% 이후 계속 축소돼 이번주 0.12%를 기록했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이번주 51.8로 지난주 57.4보다도 더 낮아지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분위기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마지막주 102.0을 마지막으로 매수심리가 낮아지며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매도우위 양상이 심화됐다.

실거래가 역시 둔화 추세로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값 실거래지수는 180.6으로 직전달 179.8 대비 0.4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수는 올랐지만 변동률은 6월 2.24%, 7월 2.01%, 8월 1.83%, 9월 1.49% 등 4개월 연속 축소됐다. 지난 3월 0.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강남 4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0.03%, 은평·마포 등이 속한 서북권이 서북권이 -0.50%로 두 지역 모두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실거래지수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단기 급등 피로감과 금융 규제, 금리 인상, 보유세 부담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이란 평가가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외곽지역도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등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분위기"라며 "공시가격 공개도 앞두고 있어 매수세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