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순방 와중에… ‘김 여사 활동 자제’ 요구한 한동훈

김 여사·한 대표,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잡음’ 불거진 바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해외 순방에 나선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 여사의 대외활동과 관련해 '자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며 주목받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을 받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저희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몰랐는데,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 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여사와 한 대표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문자 읽씹'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해당 논란은 김 여사가 4월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한 대표(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혔으나, 한 대표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과 경쟁 후보들은 해당 사안을 언급하며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걸었는데, 이에 한 대표(당시 당대표 후보)는 '당무 개입'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계속해서 "한동훈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가 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유튜브매체 서울의소리는 지난달 30일 방송보도를 통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대표(당시 당대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사주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7월10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너희가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어 구체적으로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70억원대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자신을 위해 대권주자로서 조사한 게 있다"며 "기업으로 치면 횡령이자 사심을 가득 차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소리는 실제로 김 전 선임행정관과의 통화 이후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원희룡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TV토론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하며 한 후보를 향한 추궁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는 지난 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국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 부부가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날, 한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등의 일정을 이유로 서울공항에서 환송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