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에 가스공급 확대…천연가스 가격 하락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통해 독일에 가스 공급 재개

공급 재개 하루 만에 천연가스 하락세로 돌아서

러시아가 유럽에 약속한 가스 공급을 늘리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다가오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공급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저녁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해 독일에 가스 공급을 시작하면서 유럽의 가스 공급 수준이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8일까지 자국의 저장 탱크를 채우고 유럽에 가스를 추가 공급할 것이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속과 다르게 러시아가 이를 이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유럽 천연가스 지표물인 ‘네덜란드 TTF’ 12월분 선물가격이 거의 1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 가스 국영회사인 가즈프롬이 유럽의 5개 저장시설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하자 가스 가격이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전력수요로 에너지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600%까지 폭등하는 등 사상 최악의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현재 유럽의 가스 비축량도 1년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의 불과하다.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러시아가 ‘노드스트림-2’ 승인을 위해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등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며 에너지 대란이 악화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으나 실제 푸틴 대통령은 독일 경제부가 ‘노드스트림-2’의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지 하루 만에 유럽에 추가 공급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