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세수로 돈 더 풀어, 회복 더딘 '내수·고용' 살린다

"4% 이상 성장 달성"…확장재정 기조 계속

약 30조 추경 편성…재원은 초과 세수로 

'카드 캐시백', 車개소세 인하 등 소비 유도

재정 투입해 4대 분야 15만개 일자리 창출

미래 전략산업 육성…새성장동력 확보에 집중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확장적 재정'을 제시했다. 빚(국채 발행) 없이 더 걷힌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 아직 위기충격에서 회복하진 못한 내수·고용을 살리는데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4%대 이상 성장률(전망치 4.2%)을 점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선진국 수준으로 신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재정·세제지원을 투입하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정책도 편다.

28일 정부는 ▲완전한 경제회복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란 목표를 둔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하 하경정)'을 발표했다.
 

2차 추경 편성…소비 등 내수 살리기

정부는 "성장 뿐만 아니라 일자리 회복과 포용 강화가 동반된 경제회복 달성을 위해 확장적 재정기조를 견지할 것"이라고 했다. 하경정에선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통해 '돈 풀기'를 예고했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는 2차 추경 규모에 대해 "30조원 가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재원은 코로나 극복 상생 3종 패키지(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소상공인 피해지원, 상생소비 지원금), 백신·방역 대응, 일자리·취약계층 지원 등에 쓰인다.

우선 소비지표 개선책으로 내민 게 '카드 캐시백' 제도다. 3분기 카드사용액이 2분기보다 3% 이상 늘었을 때, 그 증가액의 10%를 환급(최대 30만원, 월단위 환급)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3개월 간 시행한 이후에 연장을 검토한다. 문화·예술·공연·체육·외식 등 코로나 피해가 극심했던 분야의 소비 증대를 위해 6대소비쿠폰·바우처를 추가 발행하고, 침체된 지역·골목상권 복원을 위해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발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수경기 진작책은 추경 재원으로 마련한다. 추가소비 특별소득공제,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등 기존 소비패키지도 하반기에 지속된다.

국제관광 부분이 재개될 수 있도록 방역 안전국가와의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한다. 또 출·도착 공항이 다른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개발하거나, 철도·고속버스 할인권 판매나 각종 지역행사를 연계한 '2020 여행가는 달'을 운영한다.
 

15만개 일자리 창출…고용시장 회복 속도 높인다

4대 분야에서 15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드는데도 재정(추경 재원)이 돕는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조기회복·청년 고용촉진 분야는 각 2~3만명, 백신방역 안정대응 분야는 6~7만명, 취업 취약계층 분야는 3~4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부는 "특히 AI·SW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신산업 분야 및 문화·예술·체육·관광 등 피해가 컸던 분야의 일자리 회복에 중점 지원한다"고 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여행·관광숙박·공연업 등 15개)에서 고용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도 90일 연장(180→270일)된다. 소상공인의 원활한 사업정리·재도전을 금융·세제지원으로 돕는다. 재도전지원금(50만원) 지급을 연말까지 지속하고, 소상공인이 기존채무를 폐업 후에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브릿지 보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자리·주거·자산형성 3대 분야에서 청년층 격차를 해소한다. 우선 국민취업지원제도 구직촉진수당(6개월간 월 50만원) 수혜대상이 되는 청년특례 관련 재산요건(3억→4억원 이하) 문턱을 낮추고, 취업경험 요건을 없앤다. 주거 분야를 보면, 대학가·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 전세임대주택 약 5000호를 추가 공급한다. 월세로 거주하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월 20만원 무이자 대출도 지원한다. 또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인원을 2만명으로 늘리고, 일몰기한 연장이나 세부담 완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 경쟁력 확보에 주력

정부는 "디지털·비대면화가 앞당겨지면서 주력 제조업·서비스산업 혁신,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긴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국 정부간 시장우위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 선진국 수준으로 신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우선 BIG3(미래차·반도체·바이오) 산업에 대한 민간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과감한 재정·세제지원을 실시한다. 내년 예산(안)에서 BIG3 분야에 올해 예산규모 4조2000억원 이상을 배정하고, 반도체와 같이 배터리·백신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세제지원을 한다.

'DNA(데이터·네트워크·AI)' 생태계 기반으로 신산업을 발굴하고,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분야에선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운영을, 네트워크에선 5G 융합서비스 제공을, 인공지능에선 AI 반도체 산업 육성 등을 들 수 있다.

제조업 친환경화를 위해 3분기에 ‘탄소중립 산업공정 R&D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산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소부장 핵심품목(338개+a)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를 지속 추진하고, 미래선도품목(65개)의 공급망 창출을 위한 R&D를 중점 추진한다. 벤처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충한다는 차원에선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입법 추진과 함께 지주회사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제한적 보유를 허용(12월 시행)한다.
 

기후변화, 인구리스크 대응

저탄소 경제로의 국제경제질서 변화, 인구충격이 심화(인구감소, 지역소멸 등)되는 부분 등도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탄소중립 기본법안·국가재정법을 제·개정해서 내년에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고, 4대 핵심분야에 대한 기금 운용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산을 위해 신안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지원하고, 원스톱샵 특별법 제정 등 인허가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구리스크·저출산 이슈에 대해선 선제 대응한다. 정부는 '제3기 인구정책 TF'를 통해 3대 인구리스크(인구감소, 지역소멸, 초고령사회 임박)에 대한 핵심과제별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따른 저출산 극복 5대 핵심패키지 지원방안을 구체화하고, 내년 예산안에 집중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패키지는 부부 육아휴직 활성화, 영아수당 신설, 임신·출생 축하꾸러미 개편, 공보육 확충, 다자녀지원 확대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내달부터 5인 이상 전(全) 사업장에 적용되는 주52시간제를 대비해 인건비 지원·컨설팅 등 정부 지원을 지원한다거나, 한국형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등 노동·재정부문을 혁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