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한국공인회계사회 강당에서 '회계법인 분할·합병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중소회계법인협의회(회장 남기권)와 조세일보 상생협력넷(대표 허헌)은 21일 오후 한국공인회계사회 강당에서 '회계법인 분할·합병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50여명의 중소회계법인 대표와 중진들이 참석해 회계법인 합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내 물밑에서 합병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음을 실감케 해줬다.
황춘섭 조세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회계법인 합병은 현재의 법률로 가능한 일이지만 분할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혼이 불가능 하면 혼인이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라며 "분할이 불가능해도 안되고 너무 쉬워도 부작용이 생길테니 어느 수준으로 허용해야 하는가가 오늘 토론의 핵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도 “분할합병은 과거에도 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되지 않았다”며 “중소중견 회계법인 조직을 키우기 위해 분할합병법이 통과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황보현 한국공인회계사회 법무팀장은 “현행법상 회계법인은 합병만 가능하고 분할·합병의 법적 근거가 없어 유연한 구조조정이 불가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황보 팀장은 “현행법상 퇴사 사원의 지분양도·환급절차가 복잡해 중소회계법인이 구조조정을 할 때 5억의 자본금을 두고 사원만 퇴사하여 지분관계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 관행”이라며 “계약승계에 있어서도 기존 회계법인의 동의 없이 특정 고객과의 감사계약 승계를 하는 것이 난점”이라고 지적했다. 
◆…황보현 한국공인회계사회 법무팀장이 회계법인 분할 및 합병 관련 법률적 이슈를 설명하고 있다.
이어 열린 객석 토론에서는 분할합병 법률 문제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합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전갑종 이현회계법인 대표는 "합병을 추진 중인데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문제가 특별결의부분인 것 같다"며 "만약에 50대 50으로 갈 경우 분할합병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이슈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분할해서 합병되는 것은 괜찮은데 존속법인은 자본금이 5억이 안될 수도 있고 이럴 경우에 일시적으로 자본금 5억 미만 법인은 존속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황보 팀장은 “자본금을 5억 이하로 낮춰서 분할이나 합병할 경우 채권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사원이나 주주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이하로 낮추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자본금은 5억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5억을 못 맞추는 상황이 된다면 공인회계사법에 3개월 동안 유예기간을 규정하고 있다”며 “그 기간 동안에 추가출자를 하거나 미리 증자를 한 다음에 합병·분할합병을 추진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서 성도회계법인 대표는 “회계법인의 우발채무와 관련된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회계법인이 분할을 할 때 존속법인이 있다면 그 회사에 대한 우발채무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에 모두 있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분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인회계사법 개정안 52조의 2 과징금부과 조항을 보면 (과징금을) 분할 또는 분할 확정된 두 개의 회계법인에게 모두 부과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법적문제와 상관이 없는 법인에게 과징금을 부과시킨다면 분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인회계사법에 보면 분할·합병시 공인회계사가 본사에 1/2이상 근무하게 돼 있다”며 “본사에 반드시 1/2이상 근무하는 규정도 완화시켜주는 부분도 고려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보 팀장은 “우발채무와 관련된 부분들은 명시적 언급은 없다”면서도 “상법 530조 9에 의하면 연대책임이 기본 원칙이고 연대책임에도 불구하고 분할 신설회사에게 분할회사 채무 중에서 승계하기로한 책임만 부담하기로 되어 있다”고 답변했다.
또 “과징금부과 조항에 대해 충분한 이의 제기는 가능하지만 존속하는 법인에 남아있는 회계사가 있을 수도 있는 등 잘못이 어느 쪽에 있는지 실제적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전무도 “주 사무소의 1/2이상 근무 규정의 경우 전체 회원들이 동의를 해주신다면 내부규정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개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며 “평의회에서 정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이밖에 김경찬 중앙회계법인 대표는 “세법 측면에서도 고려되야 한다”며 “세법에서 보면 분할신설법인의 잉여금에 대한 부분은 배당소득이 발생한다며 손배준비금, 미처분이익잉여금, 자본금 배당 준비금을 일시에 배당금으로 분류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기권 중소회계법인 협의회 회장은 “중소회계법인들이 감사인 등록제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오늘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감사인등록제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물적·인적구성이 중요한데, 자연적 증가도 중요하지만 (감사인등록제)가 2년내 시행되기 때문에 합병이라는 과정을 거쳐 그 문턱을 넘고자 한다”고 이번 토론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