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5월 조기대선'이 현실화됐다.
각 당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헌재 선고가 확정된 다음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 또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50일까지는 공고가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4월29일부터 5월9일 중 하루를 정해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게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 黃 대행, 대선일 확정 공고해야 '5·9대선' 확실시 = 5월 첫째 주 근로자의 날(1일·월요일), 석가탄신일(3일·수요일), 어린이날(5일·금요일) 등으로 징검다리 연휴이기 때문에 5월 둘째 주 9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5월9일 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주요사무일정 등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가 5월9일 치러질 경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늦어도 이달 20일까지는 선거일을 결정해 공고해야 한다.
오는 5월9일 대선이 치러질 경우, 각 정당은 중앙선관위 후보등록 전인 4월14일까지 늦어도 대선경선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탄핵 정국에서 '조기대선체제'에 일찌감치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경선 선거인단 모집 1차 마감을 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은 1차 선거인단 모집에서 163만 명 이상이 몰리며 흥행신화를 썼다.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으로 2차 경선 선거인단 모집도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선거인단 신청기간은 12일 오전10시부터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다. 당초 예상한 선거인단 수가 200만명을 훌쩍 넘은 250만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5월 대선 일정
총 10번의 경선주자 토론회를 거쳐 당원과 국민이 1:1 투표권을 행사한다. 지방 순회토론 후, 투표가 진행된다. 조기대선에 따른 촉박한 일정 탓에 이번엔 권역별 네 지역에서만 토론이 진행된다. 첫 번 째 지역은 뿌리인 '호남'이다.
이후 충청권, 영남권, 수도권을 순회한다. 일정상 4월3일 마지막 수도권 투표 후 과반 달성 시 당 대선 후보를 확정 짓는다. 하지만 1위 후보가 과반을 넘기지 못하면 다음 날 결선 ARS투표를 실시하고 하루 지난 4월 5일 결선투표를 종료,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경선을 두고 후보 간 합의점을 찾고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경선룰 타결 즉각 선거인단 모집과 순회 경선, 후보자 토론회 등 숨 가쁜 경선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3일에서 17일까지 5일 동안 후보자 신청 접수를 받고, 19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영남권(21일)·충청권(23일)·수도권(24일) 4개 권역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후 28일 지명대회에서 대선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대선 경선은 국민정책 평가단 투표 40%, 당원선거인단 투표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결정된다. 2개 여론조사기관이 지역·성별·연령별로 비례 할당해 모집할 4000명의 국민정책평가단은 권역별 정책토론회를 종료한 후 해당 권역 거주자 대상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다.
당원 선거인단은 전체 당원과 지명대회 현장투표 대의원 3000여명으로 구성된다.
반면 탄핵 정국으로 '멘붕' 상태에 빠진 자유한국당은 대선준비단을 해체하고 대선경선관리위원회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은 11일 비대위를 소집해 대선경선관리위원회를 정식 구성한다.
또 대선주자들이 정식으로 후원회를 꾸리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만간 후보등록 개시도 공고할 예정이다. 현재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안상수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출마시기에 저울질을 하고 있다.
□ 민주당 경선=대선 본선, 文-安-李 '격돌' = '민주당 경선이 곧 대선'이라고 할 정도로 지지세가 높은 후보들이 많은 민주당은 후보들 풍년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빅3'는 앞선 두 번의 토론회에서 정책과 철학, 비전 등을 놓고 격돌했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정권교체를 통해 제대로 된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적임자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 일정(예상)
우선 지지율 1위를 9주 이상 유지하고 있는 문 전 대표는 향후 경선과정에서 "가장 잘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강조할 계획이다.
조기대선으로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 과정이 없다. 당선이 되는 순간, 직무가 시작되기에 국정을 바로 운영해도 될 만큼의 준비성과 안정감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무엇보다 후보들 중 국정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청와대-관료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아는 게 강점"이라며 "인수위 없이 바로 시작하는 차기 정부는 이명박근혜 보수정부 9년의 적폐를 국민의 뜻에 따라 청산해야 한다. 가장 잘 준비된 후보로써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3위의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소신인 '대연정'을 지지층과 국민들에게 거듭 설득하겠다는 복안이다. 캠프는 당내 세력 규합과 소통 창구를 위해 의원 멘토단을 발족해 박영선 의원을 단장으로 임명했다. 또 원내대변인 출신의 기동민 의원은 비서실장, 이철희 의원은 총괄실장을 각각 맡게 됐다.
대연정과 선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안 지사 특유의 '사변적 말하기'를 최대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장으로서 성공한 정책들을 국가 정책으로 확장하는 비전을 꾸준히 내놓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탄핵 정국에서 보였던 '사이다' 발언보다는 정책으로 승부를 펴겠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 캠프 측 관계자는 "이 시장님의 특기가 많이 묻혔다. 정책적으로 성남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더 큰 특기"라며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성남시에서 여러 복지 정책을 성공으로 이끈 것을 최대한 알리는 등 '이재명 정책'이 성공가능하다는 것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안철수-손학규 '경선 룰' 전쟁 =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간 경선 룰 전쟁으로 협상이 답보상태였지만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룰 협상을 단행했다.
현장투표 80%+여론조사 20%로 합의됐다.
당초 선거인명부가 있는 현장 투표(75%)와 여론조사(25%)를 반영하는 당 중재안을 손 전 대표 측이 거부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손 전 대표 측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을 영입해 함께 경선을 치르자는 입장이다.
이들을 배려해 안 전 대표가 유리한 여론조사는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거듭 난항을 겪자, 안 전 대표 측이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다시 낮춰 20%로 합의한 것이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 지리멸렬 보수 주자,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후보 연합할까? =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탄핵 결과에 따라 운명이 뒤바뀌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당장 탄핵 인용에 따른 책임공세로 수세로 몰리는 형국이다. 반면, 바른정당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범보수 적통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무게가 쏠린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헌재 인용에 따라 보수진영은 보수혁신이라는 기조가 당분간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재구성이라는 파도가 대선정국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