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던 주된 이유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조건이 올해 초 바뀌어 2015년 적자기업으로는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위해 주식시장 상장요건을 바꿨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질의했다.
이에 임종룡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시장 상장요건에 맞지 않았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 국내 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요건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상장을 위해 규정을 바꾼 것으로 '삼성공화국'임을 증명하는 꼴"이라며 "삼성을 위한 국가, 삼성을 위한 금융위원회가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이날 심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부문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계약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회계처리된 점을 지적했다. 해당 콜옵션 계약은 2012년에 시행됐지만 지난해 지배력에 아무런 변동사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심 대표에 따르면 이 회계처리 변동만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 4조원에 가까운 자산가치가 달라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지난해 연결 재무상태표상 자산총액은 6500억원이다. 하지만 지배권이 상실한 상태로 봤을경우의 자산가치는 4조 8000억원에 달한다.
심 의원은 "국민연금의 합병찬성 결정은 국민 노후자금이 이재용 경영세습에 동원되어 커다란 손실을 끼친 사건"이라며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권력과 재벌간의 강한 기득권 카르텔을 뿌리 뽑기 위해 철저한 진상조사는 물론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