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생한 '한미약품의 악재성 이벤트 지연공시에 따른 공매도 폭탄사태'는 한미측의 내부절차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미약품은 그 동안 공시지연 이유에 대해 "거래소와의 협의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3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한국거래소가 지난 11일 (자신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미약품측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심 대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9월 29일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호재성 공시를 16시 33분경 한 이후 19시 6분에 기술계약 계약 취소에 따른 악재성 이벤트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다음날 장 개시 이후 9시 29분에 공시했다.
30일 개장 후 29분간 한미약품의 공시가 지연됨으로써 공매도가 급증했고 투자자 피해도 커졌다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이다. 이 날 9시부터 9시 30분까지 외국인은 107억2460만원 어치를 매도했는데 이 중 59억1737억원 어치 거래가 공매도로 이뤄졌다.
기관은 674억7422만원 매도 중 250억5018만원, 개인 투자자는 1387억7598만원 중 11억1810억원 규모의 공매도를 쳤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거래소와 공시내용 관련 사전협의 과정이 길어져 공시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1일 거래소가 심상정 대표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미약품은 사전확인절차 대상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소의 검토·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사전협의 절차도 필요가 없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4일 한미약품과 거래소 관계자 미팅에서 한미약품이 협의절차 때문에 늦어진 것이 아니라 자사의 내부 처리절차 등으로 공시를 지연했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와 관련, "한미약품 공시 책임자가 자사의 책임이라고 인정한 이상 그동안 한미약품이 언론을 통해 거래소와의 협의 때문이라고 한 거짓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금융당국도 국민을 속이는 한미약품의 부당한 공시지연과 내부정보유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