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사후검증 건수를 대폭 줄였지만 건당 추징세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검증은 말 그대로 세금 신고 후 세금이 정확하게 신고 됐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로, 일반 납세자들 사이에선 세무조사에 버금가는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이 실시한 사후검증 건수(부가가치세·소득세·법인세·양도소득세)는 총 3만3735건으로 이에 대한 추징세액은 9944억원에 달했다.
2014년 국세청이 실시한 사후검증 건수가 7만1236건인 것과 비교하면 건수는 3만7501건, 추징세액은 1조369억원에서 425억원이 각각 감소한 수치다.
사후검증 건수가 전년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것.
지난 5년간 사후검증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이었다. 그 해 국세청은 10만5140건을 사후검증해 5045억원을 추징했다.
사후검증이 '대세'로 자리 잡았던 2013년에는 건수도 많았지만 추징세액이 가장 많았다. 국세청은 2013년에도 10만이 훌쩍 넘는 10만5129건의 사후검증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무려 1조5657억원을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납세자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사전 안내 강화로 국세행정의 패더다임을 바꾼 2014년부터 사후검증 건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지난 8월 열린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올해 사후검증 건수를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든 2만2000건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사후검증 건수는 줄었지만 건당 추징세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사후검증에 대한 건당 추징세액을 살펴보면 2011년 479만원, 2012년 739만원, 2013년 1489만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2014년엔 1455만원으로 전년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건당 추징세액은 2947만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법인세의 건당 추징세액은 2014년 7350만원에서 지난해 1억231만원으로 대폭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이 같은 국세청의 법인세 사후검증을 두고 "사후검증 건수는 줄었지만, 사후검증 추징세액은 늘었다"며 "국세청이 추가로 자료를 요구하고, 수정하라고 압박하는 과정 자체가 납세자에게 다른 형태의 세무조사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임환수 국세청장은 "사후검증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고, 추징 세액도 감사원 감사에 지적된 특정 업체 두 군데 때문에 늘어난 것뿐이지, 그것을 제외하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인세 외에도 주요 세목의 건당 추징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세는 647만원에서 1021만원, 소득세는 907만원에서 912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