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상장법인 대주주 판정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지분율 요건을 4%까지 상향 조정하겠다는 세법개정안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법에서는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 소액 투자자가 주식 거래로 얻는 매매차익에 대해 10%의 세금을 내지만 대주주로 분류될 경우 20%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식가치는 얼마되지 않지만 지분율만 높아 대주주 요건에 포함되는 경우 오히려 중소기업들에게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 또는 지분율을 제외한 최대출자자 요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태규 한국공인회계사회 조세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조세일보 글로벌 조세정책연구회와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세무사회가 후원한 '2016 세법개정안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의 세법개정안과 같이 지분율 4%이상이면 대주주로 보는 판단하겠다는 것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장법인의 경우 50%이상을 가진 지배주주가 아니면 경영에 참여 할 수 없는 것이 통상적이다"며 "경영권도 없는 비지배주주인데도 불구하고 세법에서만 대주주로 판단해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세법개정안 대로 한다면 우리나라 비상장법인 주주 대부분이 대주주가 될 것이고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거의 전부가 대주주에 해당이 될 것"이라며 "비상장 대기업 주주는 양도소득세 세율이 20%로 변경이 없지만 비상장 중소기업 주주들의 세금부담만 10%에서 20%로 두배 늘어나게 되는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상장 중소기업 주주는 주식을 4%이상 소유해도 시가총액이 15억이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장법인 소액주주는 지분율이 1%미만이라도 시총 15억원이 넘는 주주들이 많다"며 "상장법인 소액주주는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데 비상장 중소기업 주주는 소액이어도 단지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로 양도세를 과세한다면 상장기업 주주들에 비해 비상장중소기업 주주들이 불합리한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5억원 이상 시가 총액기준은 유지하되 법인세법 지배주주, 예를 들어 1% 이상 보유하고 최대출자자인 자로 대주주 범위를 제한하는 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국외전출세 도입방안과 관련해서는 "적용대상을 국내 주식으로 한정하는 것은 동일한 형태의 자산인 국외 주식 보유자를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납세협력의무 위반에 대한 가산세를 인하 규정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연 1.8%인 국세환급금 이율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납부불성실가산세율(연 10.95%)을 적용하는 것이 개선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만약 국가 세수에 차질이 생길 것이 우려된다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한 악의의 탈세자에 한해서만 현행 대로 적용하고 선의의 납세자에 대해서만이라도 낮은 가산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