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제49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면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기업의 투자 감소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신규 고용과 가계소득 증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경제여건을 감안해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세제지원 정책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신(新)성장산업의 연구개발비(R&D) 관련한 세액공제율을 인상하거나, 고용·투자 세제지원 대상을 일부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으로 넓혔다. 또 해운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일정기간 동안 '톤세' 적용을 포기할 수 있게끔 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겠다는 방침.
특히 가계 소득을 더 늘린다는 차원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기업들이 임금증가·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설계했으며, 근로소득 증대세제도 세제혜택의 기준이 되는 임금증가 요건을 완화시켰다.
또 신용카드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둘째 이상 출산 시 세액공제 확대, 월세 새액공제율 인상,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수입 비과세 연장 등 서민·중산층의 세부담을 낮추기 위한 맞춤형 세제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3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 투자심리 회복시켜 경제 살린다"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신성장산업 연구개발비(R&D) 세액공제를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SW, 바이오 헬스 등 11대 신산업 기술 중심으로 바꾸고, 세액공제율도 최대 30%(중견·대기업 20%)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신성장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투자 시 투자금액의 10%(중견 8%, 대기업 7%)를 세액공제 해주고, 외국인투자기업 세제지원을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감면한도(투자금액의 90%→100%)도 늘린다.
고용·투자 등 세제지원 대상을 일부 업종(유흥주점업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종전까지는 전체 서비스업종 582개 중 적용 대상 업종은 362개(68%)였으나, 이 같은 조치로 유흥주점업 등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의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고용비례 공제액도 1인당 500만원 올리며, 국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U턴기업 세제지원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내국법인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할 경우 출자액의 5%를 세액공제 해주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개인이 벤처투자전용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출자 시 투자금액의 10%를 소득공제 해주기로 했다.
2016년~2017년 사업연도에 한해 해운업에 대해 톤세 제도를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재무구조개선계획 등에 따라 금융기관이 대출채권을 출자전환 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출자전환시점에서 손금산입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기업 구조조정 지원과 관련, 사업재편계획에 따라 합병하는 경우에는 합병대가 중 주식으로 받아야 하는 비율을 80%에서 90%로 높이고, 물적분할·현물출자로 과세이연된 경우에는 지분 50% 이상 의무보유기간을 3년으로 완화한다.
서민·중산층 세부담 덜지고…가계소득은 불려주고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적용기한을 2019년까지 연장한다. 서민·중산층 세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정책목표가 상당 수준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라, 공제한도는 급여수준별로 차등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총급여액 기준으로 7000만원 이하 소득구간은 현행 300만원 한도를 유지하되, 7000~1억2000만원 구간은 2019년부터 250만원으로, 1억2000만원 초과는 내년부터 200만원으로 공제한도를 낮춘다.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10%가 인상된다. 단독 가구는 70만원에서 77만원, 홑벌이는 170만원에서 185만원, 맞벌이는 21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오른다. 서민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차 유류세 환급 특례제도의 적용기한을 2018년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둘째 이상을 출산(입양 포함)하는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한다. 현재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 등이 출산하는 경우 출산한 연도에 1인당 30만원이 세액공제 되는데, 앞으로는 둘째 자식을 가졌을 때 50만원, 셋째 이상은 70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 주거안정의 일환으로 월세 세액공제율도 2%p 올리며, 배우자(기본공제 대상자) 등이 월세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공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여기에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 수입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2018년까지 연장 적용하기로 했다.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우대 공제한도를 비롯해 재활용폐자원·중고자동차 의제매입세액공제 적용기한을 2018년까지 연장하며, 농어민 지원으로 농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영세율 적용대상의 범위를 넓히도록 했다.
가계소득 증대세제도 개선된다.
우선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소득이 배당보다 임금증가·투자로 환류 될 수 있도록 임금증가·배당에 대한 가중치를 조정했다. 또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과세형평성을 감안해 금융소득 종합과세자에 대한 분리과세 제도를 5%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공제한도도 2000만원으로 정하도록 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중속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대한 임금증가 요건을 완화시켰다.
과세기반 늘리고…해외로 눈 돌려 세원 찾고
주식양도소득이 과세되는 상장법인의 대주주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자본소득 과세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다. 코스피는 지분율 1%, 종목별 보유액은 15억원(현 25억원)으로 조정했고, 코스닥은 지분율 2%, 종목별 보유액 15억원(현 20억원)으로 내렸다.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 제도는 2019년까지 연장한다. 다만 과세형평성을 감안해 특례세율을 현 17%에서 19%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외국인근로자는 종합과세(6~38%) 대신 공제 없이 17%의 특례세율 적용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현금거래 업종의 세원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중고차 구입금액의 일정률(10%)에 대해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를 적용하며,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에 중고차 중개·소매업, 출장 음식 서비스업, 예술품·골동품 소매업도 추가한다.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이 외부회계감사를 받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했으며, 공익법인의 주식출연한도(5%, 10%) 계산 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에서 자기주식은 제외하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또한 'OECD BEPS 프로젝트'에 따라 국제거래를 통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에게 국가별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제출대상은 매출액이 1조원을 초과하는 다국적기업의 최종 모회사인 내국법인으로, 이들은 2016년 과세연도분에 대한 국가별 현지법인의 사업 활동, 세금납부 현황 등이 담긴 보고서를 2017년 말까지 우리 과세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국내 자산에 대한 과세권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른바 '국외전출세'도 도입한다. 이 제도는 국내 거주자가 이민 등 국외전출로 비거주자가 되는 경우 국외전출일에 국내주식을 양도한 것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과세(세율 20%)하는 제도다.
한편 올해 세법개정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세수 증대효과는 3171억원이다. 정부는 이런 규모의 세수 증대 효과가 5년(2017~2021년)에 걸쳐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도별 세수 효과는 내년 2461억원이 증가하고, 2018년 5196억원이 감소한다. 이후 2019년 4872억원, 2020년 1552억원으로 세수가 늘어난 뒤 2012년 이후에 518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세수를 늘리는 항목으로는 발전용유연탄 개별소비세율 조정, 기업소득 환류세제 개선,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조정, 외국인근로자 특례세율 조정 등이다. 이에 반해 세수가 줄어드는 항목은 근로장려세제 확대, 교육비 세액공제 확대, 고용·투자 세제지원 대상 확대, 출산 세액공제 확대 등이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이 5년에 걸쳐 총 7252억원 늘어나고,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은 5년에 걸쳐 3805억원이 줄게 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