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업소득환류세제(이하 환류세제)'에 변화가 크게 이루어진다.
환류세제는 기업들이 3년 동안(2015년~2018년) 당기순이익의 80%(제조업)을 시설 투자 또는 임금인상·배당으로 써야만 과세를 피할 수 있는데 그동안 기업들은 배당에만 치중하면서 정작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에는 인색, 가계소득을 불리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에 환류소득을 계산할 때 공제되는 임금증가분의 가중치를 높이고, 배당의 가중치는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했다. 내수 회복을 위해 배당보다는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주는 기업을 더 우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3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류세제는 자기자본 5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중소기업 제외)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대상이며 과세방식은 투자와 임금증가, 배당 등으로 환류한 금액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10%의 세율로 법인세를 추가과세하는 제도다.
기업 스스로 과세방식을 택할 수 있는데 투자포함형은 [당기소득X80%-(투자+임금증가+배당액 등)]X10%, 투자제외형은 [당기소득X30%-(임금증가+배당액 등)]X10% 다. 한번 과세방식을 택하면 3년 동안 계속 적용된다.
당해연도 초과 환류액은 다음해 공제 받을 수 있고 당해연도 미환류 소득 중 다음 사업연도에 투자 등으로 환류할 금액은 '차기환류적립금'으로 적립이 가능하다.
정부는 과세규모를 결정하는 환류세 투자의 범위를 고치기로 했다.
우선 임금증가에 대한 가중치를 1.0에서 1.5로 올렸으며, 배당액에 대한 가중치는 0.8(임금증가의 50% 수준)로 내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소득이 투자·임금증가 중심으로 환류되도록 세제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가령 A기업의 소득이 1000이면 800이 환류세제 과세대상이 된다. A기업은 투자로 700, 임금증가로 20, 배당으로 80을 사용했을 때 미활용액이 없어 추가로 납부할 법인세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임금증가·배당 가중치가 조정되면서 동일한 금액을 지출했더라도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 가중치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700이 되나, 임금증가는 30(20×1.5), 배당은 64(80×0.8)가 되면서 미활용액 6에 대해 과세(6×10%)가 된다.
결국 기업들이 추가 세금을 부담하지 않으려면 기업소득을 투자나, 임금증가 등에 더 사용해야 하는데, 동일한 금액이라도 효과가 큰 투자·임금증가에 돈을 더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개정안은 또 배당을 주로 하는 법인의 투자 유도를 위해 '투자제외형'에서 '투자포함형'으로 전환을 허용하도록 했다. 현재는 기업이 투자제외형을 선택했다면 3년 간 변경할 수 없다. 여기에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 출자를 투자의 범위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아울러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중소기업에 대한 임금증가 요건이 완화되도록 한다.
이 제도는 직전 3년 임금증가율의 평균을 초과해 임금을 증가시킨 경우 초과 임금증가분에 대해 세액공제(중소·중견기업 10%, 대기업 5%)해주는 제도.
정부는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임금증가 요건에 '전체 중소기업 임금 증가율 평균의 초과분(시행령 규정)'도 포함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직전연도 중소기업 평균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경우 적용을 배제한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과세형평성을 감안해 손질한다.
현재는 고배당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 저율(14→9%)로 원천징수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25% 세율의 선택적 분리과세가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고배당정책의 효과가 고소득자에게만 쏠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이 적용 세율이 15~24% 구간인 주주는 25% 분리과세를 선택할 실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정부는 이에 25% 분리과세 제도를 5%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공제한도(2000만원)까지 설정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별도의 분리과세 신청절차 없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시 세액공제를 받도록 해 납세절차를 간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