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의 설립취지와 달리 일부 법인의 경우 기업 경영권 방어나 편법 증여, 탈세 창구로 악용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확보해 기부활동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원익 안진회계법인 R&D센터 원장(사진)은 20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주최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후원하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손 원장은 "공익법인의 투명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어 있으나, 제도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세청 홈페이지 공시제도의 경우 공시내용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공익법인의 실질적인 투명성 제고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
손 원장은 "기관이 홈페이지에 공시를 해도 확인할 필요가 없다. 세무조사 비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여기에 국세청이 인력을 투입할 여력도 없다"며 "공시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전시행정 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인쇄도 안됐는데 이제 다운받을 수도 있고 재무제표도 기관 마음대로 올렸는데 표준화되어 비교가 가능해졌다"며 "하지만 투명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 원장은 "규정 위반 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가산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처럼 교정이 되지 않는 경우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형태의 가산세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 원장은 근본적인 공익법인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설립의 간편함과 사후관리의 철저함이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익법인의 설립을 쉽게 하면 공익법인의 설립이 확대되고 그 결과 공익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공익법인의 설립이 쉽고 사후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 등 더 많은 문제를 야기 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후관리가 전제되는 상황에서 설립이 간편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 원장은 기부금의 소득공제 전환에 대해선 "새로운 제도(세액공제)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소득공제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세액공제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 3000만원~5000만원 구간의 납세자는 세제에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않지만 5000만원~8000만원 구간은 세제에 가장 민감하다"며 "8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은 다시 세제에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소득수준에 따라 세제혜택을 차별화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있어 보인다"며 "세액공제 제도가 타 경비의 공제문제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근로소득세 전체의 틀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