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사망자 700명·피란민 50만명…"전면전 상황"

레바논 보건장관 "민간인, 무차별적 공격 목표되고 있어"

이스라엘, 美·佛 휴전 제안 거부…"계속 공격할 것"

국제사회의 확전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면서 700명이 넘는 사망자와 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파리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장관은 자국 상황을 "전면전"(a full-fledged war)으로 규정했다.

아비아드 장관은 2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 무고한 국민, 여성과 아이들이 무차별적인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의도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92명이, 이번 주에만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1,600여 곳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겨냥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6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이래 최대 규모 인명피해다.

이날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공습을 단행, 헤즈볼라 시설과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여러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드론,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공중 테러공격을 지휘해온 무함마드 후세인 사루르를 베이루트에서 공격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대피행렬에 가담하고 있다. 아비아드 장관은 피란민이 40만명에 육박하고 향후 최대 5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에 21일간의 즉각적 휴전을 제시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을 재차 단행하며 합의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날 유엔총회 방문차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력으로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할 것이며, 무엇보다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킨다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