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이 지난해 매출·수익 모두 선전을 펼치며 제빵 맞수 파리바게뜨의 파리크라상과 외형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업계 1위 파리크라상이 0.1% 성장한 1조6532억원으로 주춤한 반면에 CJ푸드빌은 18.3% 증가한 1조1121억원을 기록하며 파리크라상을 압도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또한 CJ푸드빌이 2013년 124억원 적자에서 285억원 개선된 161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파리크라상은 전년대비 0.3% 늘어난 665억원에 그쳐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도 CJ푸드빌에 완패를 당했다.
파리크라상이 2013년 이후 2년 연속 외형과 손익 모두 제자리걸음을 보인 것은 2012년 공정위의 점포 출점 규제와 동반성장위원회의 제빵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이중규제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 CJ푸드빌, 매출 증가율 3년 연속 파리크라상 앞서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은 지난 2012년 5월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빵집 신규 출점 거리제한, 또 같은 해 12월 동반성장위의 골목상권보호를 위한 제빵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이중규제로 인해 신규 출점이 거의 봉쇄되면서 성장세에 발목이 잡혔다.
반면 CJ푸드빌의 경우 2013년 대비 18.3% 증가한 1조 12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성과는 제빵브랜드 뚜레쥬르와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등 다수의 외식브랜드들이 파리크라상과 동일한 정부의 규제 속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파리크라상에 비해 선전을 펼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최근 6년간 매출성장세를 보면 규제로 인한 영향이 파리크라상에게 얼마나 불리하게 작용했는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제빵브랜드 ‘파리바게뜨’ 단독체제인 파리크라상의 연도별 매출성장률을 보면 지난 2009년 27.9%, 2010년 31.1%, 2011년 19.9%로, CJ푸드빌을 2~3배 압도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규제가 시작된 2012년 말 3.2%를 기록하며 CJ푸드빌의 7.5% 성장세에 역전당하더니, 규제가 본격 적용된 2013년 1.7%, 지난해엔 0.1%로 급감했다.
반면 CJ푸드빌은 뚜레주르 외에도 ‘빕스’,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차이나팩토리’, ‘투썸플레이스’ 등 10여개가 넘는 외식브랜드들이 규제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그 결과 2012년 7.5%, 2013년 10.8%, 지난해 18.3%의 매출 증가세를 시현하며 2011년 이전과는 반대로 파리크라상을 3년 연속 앞섰다.
이로써 지난 6년 간 두 회사의 매출액 격차는 2009년 1.5배, 2010년 1.8배, 2011년 2.0배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2년 1.9배, 2013년 1.7배에 이어 지난해 1.5배 수준으로 점차 좁혀지고 있어 파리크라상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 파리크라상 영업이익 증가폭 둔화…CJ푸드빌 흑자전환 ‘대조’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급격한 매출 둔화와 함께 영업이익 마저 주춤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CJ푸드빌은 수익중심의 경영효율화 작업이 주효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지난 6년간 두 회사의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그동안 정부의 각종 규제에 따른 환경악화에도 불구, 탁월한 수익성 관리로 위기에 강한 저력을 보여 왔던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665억원을 시현하는데 그쳤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이후 영업실적 최고치를 경신하는 추세는 지켰지만 2012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직영매장 ‘파리크라상’이 정부의 규제로 신규 출점은 막힌 반면 임대료가 크게 상승한데다 가맹점 상생경영 차원에서 매출 부진 점포의 제빵사 용역비를 본사에서 일부 지원해준 점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임차료가 2013년 607억원에서 지난해 668억원으로 무려 61억원이나 늘었고, 상기 용역비 등을 처리한 지급수수료 총액도 전년대비 약 78억원이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세를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CJ푸드빌의 경우엔 2009년 94억원, 2010년 –57억원, 2011년 –216억원, 2012년 63억원 흑자, 2013년 –124억원 적자 전환한데 이어 지난해 161억원의 흑자를 시현하며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적자와 흑자를 오락가락하는 불안정한 모양새를 그리고 있어 확실한 흑자 추세로의 전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기존의 캐시 카우 브랜드인 빕스와 한식뷔페 계절밥상의 선전이 이어지고, 뚜레쥬르의 실적개선 및 투썸플레이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이 나는 브랜드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더욱 내실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빵업계를 대표하는 동업자이자 선의의 경쟁상대인 두 회사의 지난해 영업실적에는 지속성장을 위해 각사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그대로 표출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파리크라상은 정체 상태인 국내 사업에 대한 돌파구가 필요하며, CJ푸드빌의 경우 철저한 수익성 관리를 통한 흑자 추세의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