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선․후배 함께 어우러진 강남대 세무학과…"걱정 NO!"

지난 7월 치러진 제50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 강남대 세무학과는 총 12명의 최종합격자를 배출했다. 한 학년 당 정원이 44명임을 감안하면 한해 세무사 시험 합격률은 27%에 이른다. 이와 더불어 2명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2008년 8월 부동산·세무학부에서 세무학과로 분리된 후, 지난 5년 동안 강남대학교 세무학과가 배출한 세무사·회계사 합격자 수는 연평균 7명(총 35명). 하지만 올해에는 14명으로 정확히 2배 늘었다.   

서울 소재 유명 대학들에 비해 크기도, 명성과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우수인재를 꾸준히 배출하는 학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까지는 부동산·세무학부 시절에 들어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올해에는 순수 세무학과로 입학한 첫 졸업생이 나오는 시점에서 합격자가 늘어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세무학부에서 세무학과로 분리되면서 저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고, 그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유 교수의 분석.

열정과 실력으로 똘똘 뭉친 탄탄한 교수진과 자리를 확고히 잡은 커리큘럼으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강남대 세무학과에서 올해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영광의 얼굴들을 만나봤다.

□ 자신감 얻은 게 가장 큰 수확…"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 합격소식을 통보 받은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학생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특히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당당히 세무사 시험에 최종합격한 김다혜 학생(사진)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2010년 아버지의 추천으로 강남대 세무학과에 입학한 김다혜 학생은 올해 세무사 시험 최연소 합격자와 나이가 같다. 몇 개월 차이로 최연소 합격자의 타이틀을 다른 이에게 양보했다.    
김다혜 학생에게 합격의 비결을 묻자, 학교에서 방학 때 운영하는 회계자율학습에 꼼꼼히 참여한 것과 1학년 겨울방학부터 고시반에 들어가 실력을 갈고 닦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무턱대고 공부를 시작하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었는데 고시반에서 공부하는 습관과 방향을 빨리 잡았고, 선배들과 교수님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는 것.

이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무엇보다 큰 재산"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생긴 만큼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미국 교환학생을 계획하고 있는 김다혜 학생은 요즘 세법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종목인 영어와 씨름 중이다. 내친김에 AICPA(미국공인회계사)시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김다혜 학생의 '무한도전'은 현재진행 중이다.

□ "교수들의 빈틈없는 관리 덕분…세무사 위상 갖고 싶었다" = 2006년 강남대 세무학과에 입학한 김광석 학생(사진)이 세무학과를 굳이 고집한 이유는 다른 이들과의 차별화 때문.

김광석 학생은 "경영학과, 경제학과는 모든 학교에 있는데 세무학과는 몇 군데 밖에 없는 특별함이 마음에 들었고, 애초에 법학에 관심이 있어 세무학과가 나한테 딱 맞는 학과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광석 학생이 세무사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지난 2010년. 고시반에서 먼저 공부를 시작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고 학교수업, 인터넷 강의, 학원수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김광석 학생은 개인책상이 부여돼 몸만 가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고시반의 장점을 치켜세우며 "교수님들이 직접 고시반을 관리하니 나태한 모습을 보일 틈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선배 합격자들이 얘기하는 세무사의 위상과 정보를 들으며 꿈을 키웠고 "매일 트레이닝복만 입던 선배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후 말끔한 정장으로 옷이 바뀌는 모습에서 자극을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취업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전문자격사의 사회적 위치를 듣고 심각히 고민한 결과 좋은날이 왔다"고 덧붙였다.  

김광석 학생은 이미 세무법인에서 수습과정을 밟고 있다. "처음 실무를 경험해보니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모습은 준비된 세무사로 불리기에 손색없었다.

□ "냉정한 조언에 정신 번쩍…소상공인 위하는 세무사 될 것" = 2004년에 입학한 홍승표 학생(사진)은 처음부터 세무학과는 아니었다. 홍승표 학생은 1학년 시절 자율전공을 거치고 세무학과로 진로를 결정했는데, 당시 세무학과 교수들의 열정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홍승표 학생은 세무사 시험에 도전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며 "다소 냉정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들어, 반드시 세무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

홍승표 학생은 2008년 군 전역 후 고시반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방학동안 특강을 들으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학과 커리큘럼 자체가 세무사 시험과목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학과성적도 좋게 받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홍승표 학생은 설명했다.

홍승표 학생은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고시반을 적극 추천하며 "신청은 자율이지만 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을 것이다. 묵묵히 시스템에 적응해 나가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부자만이 아닌 서민을 위하는, 소상공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세무사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 같이 공부한 4명 전원 합격…"선·후배, 교수가 함께 어우러지는 곳" = 김태훈 학생(사진)은 고시반에서 결성한 스터디 그룹원 4명 모두가 올해 세무사 시험에 최종합격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스터디원들끼리 매일 붙어 다니다 보니 서로 거리낌이 없어 모든 정보를 공개했고, 힘든 시기에 서로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주는 등 상승작용이 확실히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04학번인 김태훈 학생은 전역 후 진로를 정했는데 세법과목에 점수가 잘 나와서 흥미를 느꼈고 고시반에 학교지원과 교수지원도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세무사 시험 준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훈 학생은 "고시반에 들어왔더니 아니다 다를까 교수님들이 매우 열정적이었고 면담도 수시로 진행됐다"며 "교수와 학생 간 거리가 좁다는 것이 강남대 세무학과의 최대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1년마다 고시반에서 엠티를 가는데 그때만큼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정말 즐겁게 즐기다 온다. 비오는 날 다 같이 농구도 하고 족구도 하고 번지점프 했던 기억이 많이 생각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태훈 학생은 "여러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합격한 만큼 후배들에게도 받은 만큼 보답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밝힌 뒤 "세무사 시험은 '엉덩이가 하는 시험'이니 꾸준히 성실하게 하면 누구든 합격할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실력을 쌓아 인정받는 세무사가 되고 싶다. 납세자와 국가 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 납세협력과 납세자보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무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