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예보→재정부…"우리금융 민영화 취지에 위배"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정부 소유의 국영은행이라는 점에서 당초 매각의 목적인 '민영화'가 무의미해질 뿐 아니라 지방의 중소기업들이 대출 축소에 따른 피해를 입게 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에서 기획재정부로 변경되는 것일 뿐 민영화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실시된 경남은행 예비입찰에서 인수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현재 예비실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정부는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계약 체결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경남은행 인수 후보자는 기업은행을 포함해 BS금융지주, DGB금융지주,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회이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경우 정부인 기획재정부 지분이 68.9%인 국영은행이어서 인수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경남은행 매각은 모회사인 우리금융 민영화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인 만큼 기업은행이 인수할 경우 이는 사실상 민영화라 볼 수 없다는 이유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기업은행 여신은 18조원, 수신은 11조원으로 역외에서 자금이 조달되는 상황. 경남은행 수신 역시 약 3조원 부족한 상태이다.
이를 두고 지역 상공인들은 기업은행과 경남은행이 합병될 경우 초과 여신 10조3000억원이 사라지고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대동 의원은 "지역민들이나 중소기업 입장에서 볼 때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금융 서비스가 오히려 약화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두 은행이 거래하는 중소기업 중 30%가 중복되는 상황이라, 이들이 직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박 의원은 "특히 경남과 울산은 산업수도이며 국가 산업 단지가 밀집해 국가경제를 이끄는 특수한 지역이다"며 "경남은행 민영화가 산업도시의 성장동력을 더욱 확충해주기를 지역민들은 염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 인수는 지역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대전제를 두고 추진한 것"이라며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중소기업 대출이 축소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