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동양증권 사장과 경영진이 수시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직원들의 CP(기업어음)판매를 독려한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정진석 사장은 그룹의 위기를 앞둔 지난 9월 9일 동양증권 강남본부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허위 사실로 직원들의 CP판매를 독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호창(무소속) 국회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동양증권의 계열사 CP판매와 관련한 동양증권 내부 이메일 자료를 입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동양그룹은 자금사정이 악화일로를 걷던 시점이었으나, 정진석 사장은 그룹이 위기를 벗어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계열사 CP판매를 독려했다는 것이 송 의원의 주장.
그에 따르면 정진석 사장은 당시 간담회 자리에서 "동양레저 발전지분을 담보로 브릿지 파이낸싱이 가능하다. 시기는 우리가 정할 수 있다"며 "브릿지론 금융기관은 다 정해져 있다. 하지만 브릿지론의 시기는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브릿지론이란 기업이 자금난에 빠질 경우 일시적으로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해주는 대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송호창 의원은 금융당국을 통한 검증절차를 거친 결과 동양측이 발전지분을 담보로 유동화를 추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자매기업인 오리온에서 신용보강을 거절해 실제 유동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브리지론을 할 금융기관이 정해졌고, 시기도 정할 수 있다는 당시 정 사장의 말은 허위사실이라는 것.
또한 정 사장은 산업은행과의 관계에서도 동양시멘트 등이 1조원의 담보가치가 있지만 현재 3500억원 만을 대출받았기 때문에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동양계열의 담보가액이 4000억원을 넘은 적이 없으며, 현재 채권잔액은 370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송호창 의원은 "동양그룹의 상황은 악화돼가고 있는데 정진석 사장은 장밋빛 상황만 전하면서 끝까지 CP 판매를 독려해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동양사태를 추궁할 것이며, 증인으로 출석하는 현재현 회장과 정진석 사장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파산에 중과실이 있는 경영진은 향후 15년간 다른 곳에서도 일할 수 없게 하는 영국처럼 경영진에게 그에 따른 책임을 물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