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되어있는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포함) 3개사의 1분기 매출은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의 지난 1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사의 합산 매출액은 937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8849억원보다 5.9%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영업이익은 3개사 합산 1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284.7억원보다 31.9% 감소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인 단체급식부문이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했고, 인건비 증가, 마진 악화 등으로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크게 상승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 매출액 증가율 현대, CJ, 신세계 순으로 나타나
1분기 매출액은 단독재무제표 기준으로 CJ프레시웨이가 447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그린푸드 3121억원, 신세계푸드가 177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현대가 8.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CJ 6.4%, 신세계의 순으로 나타나 현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세는 식자재 유통부문의 높은 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경기방어주인 현대그린푸드 역시 전반적인 소비경기 침체의 영향을 일부 받았지만 식자재유통 부문이 50%이상 성장해 외형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CJ프레시웨이도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JV사업(프레시원)사업이 진출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 외형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투자 조현아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의 JV사업이 올 1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 성장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JV사업 관련 매출은 소·도매상의 참여가 늘어나 영세 식당으로 고객층을 확장해 나가며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3사중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신세계푸드에 대해서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식부문에서 보노보노 부진과 골프장 휴장 등으로 매출이 10% 감소했고, 식재유통부문도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대형거래처인 크라제 이랜드파크 등의 이탈“영향으로 실적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 현대, 신세계 영업이익 급감...CJ프레시웨이는 ‘선방’
지난 1분기 식자재 유통 3사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세계푸드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의 79.9억원 대비 무려 61%나 감소했다. 현대그린푸드도 같은 기간 28.5%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다만 CJ프레시웨이의 경우는 1.3%의 감소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수익성 악화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기업체 조업률 하락과 이에 따른 단체급식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높은 급식매출 비중이 축소됐고, 최저시급제 반영에 따른 도급비 증가, 축산물 시세하락에 따른 기존 재고품의 마진 악화 등 원가율이 크게 상승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를 합한 전체 원가율을 보면, CJ프레시웨이는 99.1%로 전년 동기대비 변동이 없었으나, 현대가 94.2%에서 96.2%, 신세계가 95.5%에서 98.2%로 각각 2%포인트와 2.7%포인트나 증가,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CJ는 0.9%로 동일, 현대가 전년도 1분기 5.8%에서 3.8%로, 신세계는 4.5%에서 1.8%로 급감,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실적을 보였다.
이같은 식자재유통업체들의 1분기 실적 부진과 수익성악화에도 불구하고 증권분석가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약 20~30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국내 B2B 식자재유통시장은 규모에 비해 국내 빅5 업체의 비중이 8%대에 그쳐 미국의 35%, 일본 23%에 비해 턱없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B2C시장의 진출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흥국증권 등 증권가 식음료 담당 연구원들은 한결같이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현재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 업체들의 수혜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CJ의 경우 향후 성장 동력인 JV사업과 CJ푸드빌의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수혜, 현대는 영남물류센터의 오픈과 4월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단체급식 산업체의 일식수 회복, 신세계푸드의 경우 올해 말 예정된 충북 음성공장의 완공과 함께 이마트에서의 HMR상품과 신선식품 매출의 고성장 가능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