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위의 신한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들이 예금자의 거래 내역을 무단으로 조회한 관행이 심각해 논란이 예상된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신한은행은 재일 교포 주주 등의 거래 내역 384건을 조회했다. 이 중 검사 목적은 124건, 관리 목적은 260건을 차지했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13개월 동안 신한은행(35.1%)의 무단 조회 건수가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의 무단 조회 건수는 이 기간 동안 5300건에 달했다. 한국씨티은행(32.2%)은 그 뒤를 이었다.
은행권 전체의 무단 조회 건수는 2009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만5085건이 확인됐다. 이 중 금감원에 적발된 건수는 2010년 106건, 지난해 195건, 올해 들어 548건으로 급증했다.
은행계에 따르면 예금자 계좌의 무단 조회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재일 교포 주주 등은 2010년 당시 금감원에 민원 제기를 했지만, 현재까지 조사가 미뤄지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은행원이 고객 계좌를 무단으로 조회한 것은 심각한 위법행위로 금감원이 지금까지 조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말했다.
한편, 계좌 열람은 원칙적으로 수사가 목적인 때, 검찰이 영장을 제출한 뒤 가능하다.
김기식 의원은 금감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개인 신용 정보들을 무단으로 조회한 은행원 262명에 대해 제재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행법상 과태료 상한선이 600만원 이하인 관계로, 7개 은행이 부과 받은 과태료는 450~600만원 수준이었다.
김기식 의원은 "올해 상반기 수수료 이익만 3조원이 넘는 은행들에 제재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신뢰가 생명인 은행에서 무단 조회가 계속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올해 연말 이뤄질 신한은행 검사에서 한번 보겠다"고 말했지만, "실무자들과 협의가 필요한 만큼 이 자리에서 확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