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주식물납으로 지분 20% 가량 보유
1주당 143만원 평가, 삼성전자보다 비싸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 이상은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다스의 3대 주주는 기획재정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지난 2010년 사망하자 부인인 권영미씨가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물납했기 때문이다.
8일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은 기획재정부 조세분야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국세물납제도를 악용한 사례가 많다"며 다스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국세물납이란 납세자가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 가운데 부동산과 유가증권(주식)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고, 이로 인해 내야 할 세금이 1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현금 대신 해당 부동산과 주식으로 세금납부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세법상 물납허가는 관할세무서장에게 위임돼 있다. 세무서장은 물납신청의 적격여부를 판단해 신청재산의 물납처분이 적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물납신청을 불허할 수 있다.
정부의 물납신청 허용에 따라 재정부는 총 29만8000주인 다스 주식 가운데 5만8800주(19.7%)를 보유, 이상은(46.8%), 권영미(24.3%)에 이은 다스의 3대 주주가 됐다.
최 의원의 제시한 문제점은 다스 주식의 물납 과정에서 정부가 과도하게 주식 가치를 평가해 줬다는 점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액면가 1만원에 불과한 다스 주식을 재정부가 국고로 수납할 때 1주당 143만4111원(총 843억2572만7000원)으로 평가해서 받았다. 이는 현재 130만원대 내외에서 거래되는 삼성전자 주식보다도 비싸게 책정된 것.
본래 가치보다 높게 샀으니 되파는 과정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기 마련. 정부는 이 가격으로 공매처분을 시도했으나 그동안 6번이나 유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공매로 내놓은 주식이 유찰될 경우, 매번 평가금액의 10%를 내려서 재공고를 내게 되는데 문제가 된 다스 주식의 경우 그동안 6차례 유찰돼 기존 평가액의 60%인 503억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당초 정부가 받아야 될 843억원 가량의 세금이 503억으로 내려간 셈. 만약 이 가격대로 다스 주식이 매각되면 재정부는 337억원의 세금을 눈앞에서 날리게 된다는 것이 최 의원의 지적이다.
특히 물납처분 이후 본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유찰과정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이용해 본인이 세금으로 납부한 주식을 다시 재매입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 의원에 따르면 2008~2011년 국세물납주식 가운데 70% 이상이 본인 및 발행회사 등이 다시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 의원은 "본인의 물납액을 다시 매입하는 것은 그 차액만큼 세금을 탈루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며 "지난해 국유재산법 개정 이후 물납자 본인이 물납주식을 매수한 현황이 올해 다시 발생한 것은 현행 제도의 허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