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한국과 무역협정을 개정하고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가 전망했다.
엘런 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연구소가 발간한 '2024 미국 대선의 글로벌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한반도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가장 상이한 결과를 불러온다"며 "이러한 변화는 지역 전체에 광범위한 전략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시 쉽게 그의 조준선에 놓일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44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을 예상된다"고 했다.
또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8%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만8500명의 지상군을 주둔시키는 비용으로 연간 약 10억달러만 제공하는 것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임기 중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인상 하라고 요구해 한미 동맹에 위기를 초래했던 것을 들었다.
김 선임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동맹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면 트럼프가 분노해 두번째 임기 시작부터 한미관계가 좋지 않게 흘러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임기 동안 동맹국 간 무역 흑자 여부와 GDP 대비 국방비 지출 수준을 관계의 기준으로 설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국방비 지출이 부족한 나라를 '무임 승차'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무역 분야에서 적대자로 안보에서는 무임승차자로 보고 있으며, 한국에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하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한국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가장 중요한 변화는 주한 미군 철수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되기 훨씬 전부터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고개 들 가능성도 거론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과 같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자 관계를 공고히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많은 업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협의체) 필러2, 주요 7개국(G7) 등 국제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는 데 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더 호전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북한은 누가 당선되든 무력 도발로 차기 미 행정부를 시험하기 위해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일 양자 및 한미일 3자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지지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다시 '러브레터'를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영구적인 유예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러한 피상적인 협상을 이용해 북한과 종전을 선언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