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고소득층 혜택 반대, 감면기준 등 정해야"
여야 상임위 처리 불발…소위심사 후 24일 결정
여·야 정치권이 정부가 9·10 대책으로 제시한 주택거래 양도소득세, 취득세 감면법안에 대해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 해당 소위로 회부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 시점에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세금이 감면될지 전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미분양주택 계약을 체결한 납세자에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전액 면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취득세 50% 감면혜택을 골자로 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각각 조세소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다.
특히 재정위와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제출법안이 사실상 '부자감세'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재정위 소속 박원석 무소속 의원은 "이번 대책이 과연 주택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가는 법안인지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주는 법안인지, 실제 효과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분양 건설사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렇게 특정기업 때문에 세법을 바꾸는 게 재정부가 추구하는 세법의 원칙에 맞냐"고 지적했다.
재정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도 "사실상 이번 정부의 대책 발표를 보고 너무 실망했다. 발표 15분 전에서야 들어서 정부가 발표를 하면 통과되는 법안인 줄 알았다"며 "수혜계층 등 세부감면기준에 대해 조세소위로 넘겨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상임위 즉시 통과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시가 9억원 이하 또는 국민주택(85㎡) 등으로 감면대상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 대부분도 김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안위 소속 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9억원 이상의 집을 사는 사람들은 취득세 감면이 집 구입의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지방세수만 줄어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유대운 민주통합당 의원도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 50% 감면은 부자감세"라며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해 일부 개인들이 이득을 얻는 것이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짐에 따라 당초 이날 2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전격 통과 가능성도 점쳐졌던 취득·양도세 감면 법안은 결국 상임위 산하 조세소위 및 법안심사 소위로 회부돼 심사를 계속하기로 결정됐다.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전체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취득세 감면 법안에 대한 소위 심사를 곧바로 진행했지만, 의견차만 확인하고 소위를 연기했다.
재정위 의원들의 경우 이날 바로 소위를 개최하지도 않았고, 오는 21일 오전 9시에 조세소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재정위 조세소위 및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가 21일 이후로 연기된 만큼, 양도세와 취득세의 상임위 통과도 오늘은 불가능해졌다.
정부가 당초 취득·양도세 감면시점을 국회 상임위 통과일로 정한 만큼, 감면 시행일도 자연스레 뒤로 밀리게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의 대립각이 종전보다 커진만큼, 소위 심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소위 심사를 마치고 다음주 24일 재정위와 행안위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취득·양도세 감면 법안을 재차 심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