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U와의 자유무역협정 발효에 이어 한·미 FTA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관세철폐 등 각종 FTA 특혜를 받게 될 수출 기업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對미국 최대 수출품 중 하나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한·미 FTA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으며, 향후 매출 증가액을 예측하는 등 주판알 굴리기에 신바람이 났다.
실제로 한·미 FTA가 발효되면 완성차의 경우 현행 2.5∼25%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고, 자동차 부품도 최대 4%의 관세가 사라진다. 우리 자동차 업계에 연간 1500만대 규모의 거대 미국 자동차 시장이 활짝 열리며 수출 시장이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수출이 늘어난 만큼 매출도 함께 증가하므로, 수출은 항상 반가운 손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출량 증가가 기업 수익으로 그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수입뿐만 아니라 수출되는 물품에도 관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수출세'로 불리는 이 같은 세금은 주로 한 국가의 주요 수출품에 과세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동차·TV·핸드폰 등과 같은 공산품보다는 원유·가스 등 천연자원에 부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예로 브라질 커피, 러시아 목재, 중국 천연가스(LNG) 및 코크스 등에 수출세가 부과되며, 해당 자원 모두 각 국가들의 주요 수출 자원이다.
세계 각 국들이 무역수지 흑자는 물론 기업 수익 증가 및 국가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수출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수출품에 세금까지 부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출세 부과에는 정반대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주요 수출품의 수출을 장려함과 동시에 수출세로 인한 국가 세수입도 늘리려는 목적이며, 다른 하나는 세금 부과를 통해 의도적으로 수출을 줄이려는 정책이다.
먼저 수출을 장려하고자 수출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이며, 수출량이 많은 물품들에 세금을 부과해 수출 기업의 소득 일부를 정부가 나눠 갖는다. 정부는 기업들의 수출을 장려함과 동시에 수출세 수입 증가로 국가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희토류 등 국내 자원의 과도한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코크스 및 천연가스(LNG) 등에 정책적으로 수출세를 과세함으로써 희소 자원의 지나친 해외 유출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는 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제도 도입 목적에 관계 없이 수출세로 꽤 짭짤한 세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표적인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의 경우 실제로 커피 수출세로 걷어들이는 세수입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도 주요 수출 품목들에 수출세를 부과할 경우 상당한 세수가 걷힐 지도 모를 일"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