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정부 세제개편안이 발표되었다.
정부가 제출하는 세제개편안은 정부의 정책을 반영하고 있어 세제를 보면 정책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어제 발표된 금년도 세제개편안을 보니 지속가능한 성장을 최상위의 목표로 하고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지원을 첫번째 하위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국가의 세제 및 예산정책은 정부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성장'과 '분배'라는 두가지 정책이념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부하에서든지 간에 공통적으로 그리고 '노'나 '사' 모두가 부정하지 않는 것은 일자리 창출분야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세제개편에서 여느 때와는 달리 특히 고용창출을 최우선 실천과제로 앞세운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을 보면 고용창출을 최우선과제로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일부 아쉬운 점이 있어 몇 자 덧붙여 보기로 한다.
원래 분배는 성장을 통하여 선순환되는 것이 정상이다. 분배의 메커니즘은 자본과 노동이라는 두 가지 생산요소의 투입에 전체 국민이 참여하여 나름대로 시장원리에 따라 분배를 받는 것이 정배열의 진전 패턴이다.
따라서 일자리의 창출 여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손을 보여가면서 개입할 일은 아니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전향적인 방향으로 창출되고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진행순서였을 것이다.
이는 시장원리에 따를 때 경제적 후생이 극대화되고 비용도 최소화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금년 세제개편에서 고용창출을 제1위의 과제라고 해야 할 만큼 지금의 고용문제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해 적극적으로 간여하는 것이 드러나 보이도록 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금년 세제에는 특히 사회취약계층 고용, 지방골프장 고용 등 주로 '현상유지형 고용창출'과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두는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큰 이념의 구체화라고 보기에는 저소득층에 대한 현상유지형 소득대책에 불과한 것으로 이해되고, 후자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도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불명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유지형 고용창출을 벗어나 적극적인 '구조개선형 고용창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역시 청년고용의 문제가 국가정책의 중심에 놓여야 할 것이다.
필자가 구조개선형 고용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사용한 것은 국가의 틀을 바꾸거나, 사회의 틀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청년고용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농경사회에서 '농자 천하지 대본(農者 天下之 大本)'이라고 한 것도 따지고 보면 농업이 단지 백성의 생계에 필요한 재원의 출처이기 때문이었기 보다는 국가 부의 창출의 근원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은 역시 '청년고용 천하지 대본'이라고 할 만하고 같은 선상에서 지금의 청년 일자리의 창출은 단순히 개인으로서의 청년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현상적 의미를 훨씬 뛰어 넘는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장기적인 세제로서 청년일자리 창출 세제에 대한 비전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가정책의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청년고용의 문제인식은 좁은 생산공간에 많은 우수한 인력이 완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세제로서는 일시적으로는 몰라도 항구적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기억을 돌이키면 우리나라가 개발시대에 들어가던 60년대에도 대학은 우골탑이었고, 대학생 룸펜은 사회의 걱정이자 해결할 과제였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생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는 개발을 통한 '구조개선형 고용창출'을 통하여 해결되었다.
지금은 그 때에 이은 고등인력의 제2차적 과잉상태라고 할 수 있고 사회적 수요와 공급자간의 부조화가 대량으로 산재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의 제1번 주안이 고용친화적 세제라고 하는 만큼 고용이 우리시대의 중요한 화두이기는 하나, 고용이 세제로 해결될 수 있을 지의 여부는 의문이 적지 않다.
'구조개선형 고용'의 해결을 위하여는 역시 전체 국민의 고용에 대한 의식을 제대로 파악하여 그에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되도록 정부가 정책으로 배려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용구조의 선순환을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전제로 한 장기적인 고용정책조세를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마치 주택투기문제에 있어 주택수요의 과잉을 세제로 억제하려고 하기 보다는 주택투기문제는 역시 주택의 공급을 늘려서 해결하는 것이 '정도'라는 것을 이제야 모두 수긍하기 시작한 점이 정책적 관점에서 참고 할만하다.
추가로 사족을 붙이자면 '구조개선형 고용'의 중요성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고용은 개인에게는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도 맞물려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평판도가 높은 직업군에 근로를 제공하고 있으면 개인에 대한 평가도 그에 따라 상승하며, 사회적인 의무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상응하여 에스컬레이트 되기 마련이다. 이는 개인의 품격의 구조개선을 의미한다.
대학생 고용은 이와 같이 개인의 생애주기 또는 업적 성취주기 외에 다음과 같이 가족단위 또는 사회단위에서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고용을 통한 취업이 늦어지면 그만큼 가족의 구성을 위한 혼인의 시기가 늦어지며, 고용이 불안하여 지면 그에 따라 출산과 육아가 늦어지게 되어 사회의 구조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개편되게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은 결국 개인이 스스로 해결하는 대신에 사회 또는 국가의 비용으로 계상된다.
작년 한해의 통계에 의하면 보건복지부가 출산증가를 위해 투입한 관련 예산만 5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고용이 해결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완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부담을 따져 보기로 하자. 연금부담이 50조, 의료보험부담이 80조, 학자금 부채가 10조정도 재정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참고로 금년 세제개편으로 인한 세수증대효과는 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결국 고용의 문제는 분배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성장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대학졸업생 실업의 문제는 국가 성장동력산업의 육성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성장동력과 밀접한 산업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과 그에 수반한 정책세제의 합리화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른 과제에 앞서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