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을 통해서 본 언론의 역할과 세제

8월 8일 개각으로 40대 총리가 내정되고 여러 부처의 장관이 바뀌면서 향후 국가정책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동향을 놓고 정부가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여러 의견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이번 개각 이후 심기일전하여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현 시점까지는 어떠한 것이 바람직한 부동산대책일지에 대해서 신문, 방송을 보고 있으면 누구 말이 옳은지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극단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산 사람이 망하고 연쇄적으로 그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도 무너지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전반의 위기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 부동산버블 붕괴의 예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예가 언론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부동산 추가 부양책의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보도방향과 관련, 한편에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론을 통한 언론의 협박이라는 또 다른 언론의 보도가 있다. 

부동산 문제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각 신문사와 방송사의 보수 및 진보성향의 정도에 따라 너무 다른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무엇을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를 나눌 것인지도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현 정부에 우호적인 경우와 비우호적인 경우로 나누어 본다면, 중요한 사건에 대해 어떠한 시각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우호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놓고 현 정부에 대해 우호도가 높은 매체와 반감이 높은 매체의 보도 내용을 보면 어쩔 때는 정부가 한 일에 대해 결론을 내려놓고 결론에 맞는 것만 추려 나열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개별사건의 특수성, 기자 개인의 성향, 언론 자체의 공정성 유지 등 때문에 해당 매체의 입장이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언론사마다 공정한 사실보도를 사명으로 하겠지만 사실이라는 것이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개인은 기자가 알려준 기사에 터 잡아 생각을 하게 된다.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일들이 태반이다. 개인이 알아야 할 것마저도 기사화 되는지 안 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까지 할 수 있다.  

다양한 소재, 다양한 시각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어느 한 언론사가 우리를 의도된 어느 한 방향으로 끌어갈 수 없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언론사마다 다양한 사실보도와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이는 독자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정부는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 통상의 소득에 비해 중과하는 과세체계를 취하고 있다. 

부동산이라도 토지냐 건물이냐, 건물도 상가냐 주택이냐, 위 토지 및 건물이 어디에 위치하느냐, 누가 소유하는지에 따라 중과와 비과세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부동산 경기의 등락에 따라 중과 및 감면 여부와 그 정도가 달라져 있다. 

현행 부동산세제는 충분히 복잡하다. 바꾸어야 될 충분한 이유가 없다면 지금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경기에 큰 여파를 주지 않을 시기에 세제의 단순화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손을 볼 필요는 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아파트 경우를 보면 집을 소유한 사람의 경우에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어떻게든 정부가 나서서 막아주기를 바랄 것이다. 건설사의 경우에도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회사 존폐위험에서 도움을 받기를 원할 것이다. 

이에 반해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에는 이번 기회에 집 값이 확 낮추어 지길 희망할 것이다. 집 사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다. 

돈 장사를 해야 되는 은행은 좀더 많은 사람에게 원금을 떼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돈을 좀 더 빌려줄 수 있는 상황을 바랄 것이다. 

이처럼 이해관계자가 많고 다른 상황에서 언론도 그 지지 기반에 따라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세제분야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비판받게 되어 있다. 

대개 청와대, 기획재정부 특히 세제실, 국회 여당의 입장이 부동산 대책 중 세제에 관한 부분의 방향을 결정짓겠지만 정부가 개입해야 할 정도로 현재 상황이 심각한 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대책의 경우 부동산 및 관련 금융시장의 현 상태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부동산 수요 및 공급까지 고려한 것일 수 있다. 

세제 분야의 경우 이 부분도 고려할 수 있지만 몇 년 동안 부동산 경기의 부침이 심한 우리나라 특수사항을 볼 때 중과 및 감면을 통한 부동산시장 개입보다는 소득, 재산 등에 입각한 과세를 그래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대책에서 세제부분이 빠진다고 해서 세제실에서 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해당 부처나 담당공무원에게 어떠한 조치를 강요하는 식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했고 이것이 나중 적정한 판단이었는지를 계속 지켜보아 공무원의 성향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평가하는 풍토를 만들어 보길 희망해 본다. 

현재 정부 고위직의 경우 1년 남짓 현 직위에 있을 때 무엇을 했는지가 인사철이 될 때 평가요소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안 해도 되는 일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언론이 무엇인가 하기를 채근해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길 바란다. 

현재 세제실에는 오래 동안 세제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세제의 나아갈 방향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언론과 정치인들의 압박으로 그 분들이 향후 자리보전을 위해 자신의 경륜과 능력에 반하는 안 해도 되는 일들을 하는 상황이 나오질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