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사청문회 자료 거부 문제 따질 듯
2천억대 디아지오 과세쟁점도 거론전망
올해 관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처음으로 관세청 산하 본부세관을 지역별로 구분해서 실시하게 된다.
오는 10월 8일 관세청 본청과 서울본부세관, 인천본부세관, 인천공항세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며, 10월 19일에는 부산본부세관과 대구본부세관에 대한 감사를 부산에서, 광주본부세관에 대한 감사를 광주에서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관세청 본청과 전국 본부세관을 한번에 감사하던 예년과 달리 지역별로 구분해서 감사가 진행되는 만큼, 관세청에 대한 감사내용도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 보다 세밀해질 전망이다.
올해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특히 정치적인 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후보자를 낙마시킬 정도로 정치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가져온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개인정보 유출문제는 이른바 '천성관 파문'으로 여야에서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
지난 7월 천 전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폭로한 천 전 후보자 부인의 면세점 고액구매내역은 면세점 구매정보를 취합하는 관세청이 공식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세청 내부에서 유출된 것인지, 외부인 면세점을 통해 유출된 것인지가 논란이 됐다.
특히 검찰측의 압박이 가해지면서 관세청은 두 달여간의 자체감찰을 통해 내부직원들의 이메일과 통화내역까지 샅샅이 뒤지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결국 내부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수습이 됐지만 여당에서는 관세청의 정보관리업무에 대해 다시 한번 질책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야당에서는 관세청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필요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을 물고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천성관에 이어 최근에 있었던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관세청은 면세점 이용기록에 대한 국회의 자료제출요구를 거부한 바 있어 자료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관세청의 태도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강한 불만이 표출될 전망이다.
정책감사 측면에서는 때마침 이달초 발표된 감사원의 관세청 기관감사 결과에서 지적된 내용들이 의원들에게 좋은 질의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당시 감사원은 관세청이 국세청과의 정보공유를 못해 체납자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으며, 전국 일선세관에서 가산세 미징수사례가 발생하거나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포착하고서도 세액경정조치를 하지 않는 등의 징수시스템도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자통관진흥원 등 산하기관에 대한 부적절한 지원문제나 특급탁송업체의 통관관리 부실 등도 의원들이 꺼내들 수 있는 감사아이템이 될 수 있다.
특히 특송화물 및 국제우편물에 대한 특송업체들의 통관관리문제는 최근 관세청이 불시 전수개장검사 등을 대책으로 내 놓고는 있지만 여전히 마약류나 불법물품의 밀반입통로로 특송화물 등이 이용되고 있는 만큼 보다 내실 있는 대책마련이 촉구될 전망이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격인 관세심사분야에서는 부족세수에 대한 대책과 함께 사상최대인 2000억원대 과세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 과세건이 의원들의 관심사항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지난해 12월 2064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액의 관세를 예고 통지한 이후 무려 4차례나 과세전적부심을 열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결국 지난 7월 재조사 결정을 통보 받고 원점에서 다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
과세관청인 관세청은 디아지오측이 명백하게 세금을 적게 납부한 것에 대한 확신을 갖고 조세심판원이나 행정소송으로 가더라도 승소할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거액의 세금에 따른 기업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세청은 디아지오측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 곧 재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가공된 자료를 제출하면서 심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의원들로부터 확실하고 정확한 과세를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지적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밖에도 관세청이 물가관리에 일조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수입물가 공개가 단 한차례만 공개딘 후 흐지부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야당의원들의 질책이 있을 전망이다.
물가관리와 기업정보 보호라는 쟁점 속에 평균치 가격을 공개하는 어중간한 대책을 내 놓은 것도 모자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곧바로 꼬리를 내리면서 처음부터 이른바 'MB물가잡기' 에 동원된 여론몰이용 정책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