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들까? 아니면 구입할까?”

의료기기제조업체 대표이사인 K씨는 최근 여러 가지 고심에 빠져 있다. 외부적으로는 타 경쟁사와의 치열한 가격경쟁 때문에 원가절감이 불가피하며 내부적으로는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씨는 외부 부품가공업체로부터의 하나의 제안을 받았다. 즉, 현행 제품생산에 투입되는 부품 중 일부를 대신 가공하여 납품하겠다는 제안이다.

이러한 제안을 수락할 때 회사입장에서는 원재료와 일부가공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리지만 그 대신 외부로부터 부품을 구입하기 위하여 부품구입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제조기업은 원재료를 가공하거나 부품을 조립·가공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안정적인 부품의 수급과 품질관리 측면에서 본다면 부품을 직접 제조하는 것이 기업에 더욱 유리할 수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일부 부품은 외부로부터 구입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제품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자가제조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로부터 구입할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하여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하여야 한다.

다음 사례를 통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사례 연구]

 (주)조세는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자가제조하고 있다. 부품의 연간 소비량 5,000단위의 자가제조에 관한 원가자료는 다음과 같다.

 회사는 올해초 외부공급업자로부터 단위당 160원에 필요한 만큼의 부품을 공급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부품을 외부에서 구입할 경우 외부용역회사 소속의 공장감독자는 소속회사로 돌아가게 된다.

1. 부품의 자가제조 또는 외부구입 의사결정을 하시오.

즉, 외부구입시 150,000원의 손실이 발생하므로 자가제조가 유리하다.

2. 만약, 부품을 외부에서 구입할 경우 기존의 공장설비를 임대하면 연간 200,000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할 경우, 부품의 자가제조 또는 외부구입 의사결정을 하시오.

즉, 외부구입시 기존설비의 임대료 수익 200,000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이익이 50,000원 증가하므로 외부구입이 유리하다.

[엄윤의 원가 묘수]

 부품의 자가제조 또는 외부구입의 의사결정시에는 자가제조할 경우의 발생하는 원가와 외부구입가격을 비교하여 외부구입가격이 더 낮다면 외부에서 구입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또한 이러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자가제조와 관련한 변동제조원가뿐만 아니라 자가제조 여부에 따라서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고정비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자가제조를 함에 따라 추가적인 설비를 도입하여야 한다면 설비도입에 소요되는 비용도 고정비이긴 하지만 의사결정시 고려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에서 부품을 구입하는 경우에 기존의 여유설비를 다른 업체에 임대하거나 다른 제품의 생산에 활용하여 추가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 활용에 따른 추가이익에 대해서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최종의사결정시에는 위에서 살펴본 재무적인 수치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질적인 요소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석결과 부품의 자가제조가 유리하다고 할지라도 기존의 부품공급업체와의 유대관계나 투자 초기의 과대한 투자비용 등의 질적 요소를 생각한다면 현재의 외부구입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일 수 있다. 또한, 부품을 외부에서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지라도 외부업체의 부품 공급에 대한 확실성이나 그 업체의 품질관리능력 등의 추가적인 요소를 생각한다면 자가제조의 방안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재무적인 양적 요소 뿐만 아니라 반드시 질적 요소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