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이 전임청장들과 같이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나게 되면서 후임인선에는 외부인사들이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조세심판원의 초대 허종구 원장도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허 원장은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한 전형적인 TK인물이며 여권 관련 인맥이 두텁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주효한 것은 그의 경력.
30여년간의 공직생활 중 세제분야에서 절반, 세무행정분야에서 절반을 보낸 경력은 국가의 조세정책과 세무행정을 발전시킬 수 있는 보물이라는 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과의 인연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폐쇄적인 국세청 조직에 던져지더라도 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게 한다.
허 원장이 공직에 첫발을 디딘 것은 국세청이다.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1982년까지 일선 세무서 총무과장과 부가세 과장 등 일선의 세무 행정을 경험한 뒤, 1983년 재무부 세제국으로 이동하면서 세제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3년까지 10년 2개월 동안 세제국과 국세심판원을 오가며 공직경험을 쌓았으며, 뒤이어 2년 가까운 청와대 경제비서실 조세담당행정관 시절을 합치면 세제분야 경력은 12년.
허 원장은 지난 1995년 청와대 경제비서실 조세담당행정관을 마치고 이천세무서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 다시 국세청으로 돌아왔다.
반포세무서장, 국세청 심사2과장, 국세청 법무과장, 국세청 기획예산담당관,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을 거쳐 국세청 개인납세국장까지 지내는 등 재정부 출신으로는 드물게 일선세정분야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 재직당시 세무사시험 출제오류파동으로 국세청이 발칵 뒤집혔을 때에는 국세공무원교육원장 직무대리로 나서 위기를 수습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허 원장이 후임 국세청장으로 거론되는 또다른 이유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새출발을 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새롭게 탄생한 조세심판원의 초대 원장이 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조세심판원은 국세심판 기능과 지방세 심판기능까지 합쳐지고 소속 또한 기획재정부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지면서 위상이 한껏 제고되면서 심판원장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갔다.
취임과 동시에 조세불복업무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사실상의 기획재정부에서의 법적 독립을 위한 조세심판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조세심판원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한 '기반닦기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특히 심판결정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불만을 떠안아 가면서도 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직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핵심 추진업무였던 조세심판원법 제정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정작 큰일은 해낸 것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조세정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조세정책학을 더 공부하는 등 학구열이 높아 후배들로부터 시샘을 받기도 했다.
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관심이 많고 아이디어가 많다. 업무에서는 치밀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솔직하면서도 신의와 항심(恒心)을 존중하는 등 교우범위도 넓어 각계의 호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필]
▲1951년 경북 고령출생 ▲대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행시 21회 ▲서부산세무서 총무과장 ▲동부산세무서 부가세과장 ▲동래세무서 소득세과장 ▲재무부 세제실 국세심판소 사무관 ▲청와대 경제비서실 조세담당행정관 ▲이천세무서장 ▲반포세무서장 ▲국세청 심사2과장, 법무과장, 기획예산처담당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국세공무원교육원장 직무대리)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