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세금이야기를 하기 위한 조건

최근들어 대부분의 FP들이 세금지식을 익히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쉽게 볼수 있다. 물론 목적은 보험상품세일즈를 위해서일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두 가지를 고민한 적이 있다. 하나는 ‘세금을 알면 보험세일즈에 정말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세일즈에 세금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근원은 필자가 만났던 FP의 말에서 시작되었다. “부자고객을 만나려면 세금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세금을 잘 알면 고액의 보험상품 판매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FP는 평소 세금지식을 익히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고, 실제로 알고 있는 세금지식 수준이 전문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세금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때 필자의 머리 속에 맴도는 생각이 ‘세금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보험세일즈에 활용할 수 없다면, 단지 머리 속에 저장된 지식으로만 남게 되는구나’하는 것이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세금공부를 많이 한 FP들도 고객과 만나서 세금이야기를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현재 알고 있는 세금지식에 대한 정확성에 대하여 확신이 없고, 지금 하고자 하는 세금이야기가 대화의 주제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세금공부를 할 때는 내가 고객과 만나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세금이야기에 대하여 명확히 알아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알고 있는 세금지식을 고객에게 언제 시의적절하게 대화의 주제로 활용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

최근 논쟁이 뜨거운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예로 들어보자. 연간 납부해야 할 주택에 대한 보유세 금액은 4월말에 국토해양부에서 확정∙고시하는 주택기준시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유세에 대해 주택소유자가 실질적으로 세금부담을 느끼는 시점은 7월 초에 재산세 납세고지서를 받았을 때부터이다.

만약 주택기준시가가 예정고시되는 3월 중순쯤에 FP가 고객을 만나서 주택기준시가가 보유세에 미치는 영향과 주택을 소유함으로써 당해년도에 부담해야 할 재산세 또는 종합부동산세 등에 대해 보유세 관련 세목과 납부방법 및 시기, 그리고 납부세액에 대해 사전에 알려준다면 고객은 관심을 가지고 세금이야기를 경청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보험세일즈에 세금을 활용하고자 하는 FP는 세액계산에 국한된 학습방법에서 탈피하여 그 세액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가 무엇이며, 그 변수가 변화하는 시점과 미치는 영향 등을 익혀두어 고객과 어느 시기에 어떤 세금주제로 대화를 나눌 것인지를 사전에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