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SMC에 '인텔과 합작법인 설립' 압박...'기술 이전·출자 제시'

투자은행 베어드 "TSMC 공정기술 인텔에 적용 추진"

대만,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 및 경쟁력 약화로 난색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합작 생산법인 설립을 압박하고 있다고 대만 타이페이타임스·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이 13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협상 카드로 내세워 반도체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TSMC 공정기술을 인텔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인텔의 2나노 및 3나노급 반도체 팹에 TSMC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TSMC의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장 구축 ▲미국 정부 및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에 출자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물량 패키징을 인텔에 위탁 등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만 측은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과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TIER) 연구원은 "인텔과 경쟁 상대인 TSMC의 경우 미국에 직접 투자해야 기술 확보와 운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합작회사 설립은 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TSMC가 인텔과 협력할 경우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인텔과의 합작 투자는 트럼프의 반도세 관세 압박보다 더 불리한 선택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TSMC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정책에 협조해 미국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애리조나주 2공장(P2)의 상량식 등을 완료한 뒤 2027년 3분기부터 3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며 3공장(P3)은 올해 기공식에 들어가 2027년 연말에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