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조사국 "韓 정치 위기로 한미일 협력 지속 가능할지 의문"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에서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한국 입장 표명에 불리"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국의 계엄·탄핵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해 온 외교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회조사국은 23일(현지시간) '한국의 정치 위기: 계엄령 그리고 탄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3일 계엄령 선포부터 15일 바이든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 대행 총리와의 통화까지 시간 순서로 정렬한 뒤 한국 내 정치적 위기가 지정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다.

의회조사국은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취임 후 북한, 중국, 일본,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한미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조율했다"며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극명하게 다른 정책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의회조사국은 그 예시로 "국회에 발의된 첫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은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고집했다'는 내용을 탄핵 사유로 포함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해당 항목을 포함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고 두 번째 탄핵소추안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회조사국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의회가 직면한 문제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시행하기 위해 한국군을 배치하면서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통보하지 않은 것이 동맹 조율 상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여파로 한국 정부의 주요 외교 정책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능력이 떨어졌을 수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관세, 주한미군 배치 규모, 반도체 및 기타 기술 부문에 대한 정책, 11월에 확정된 방위비 분담 협정의 수정 또는 폐기 등 한미 관계에 미칠 변화를 추진할 경우 자국 입장을 옹호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의회조사국은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탄핵 가능성으로 그가 추진해 온 여러 외교 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여기에는 북한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억지력을 강조하는 비교적 강경한 대북 정책이 포함된다. 반면 한국 진보주의자들은 북한이 대화에 참여할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십 네트워크에 통합시키고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그러나 많은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이를 비판했다"고 했다.

의회조사국은 "윤 대통령이 과거 한국 지도자들보다 중국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면서 "이재명 대표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3자 관계 확대는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의 중심이었는데, 이는 이 대표가 '치욕적'이라고 비판한 역사적 문제에 대한 타협안이 포함된 접근 방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