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고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을 가져오겠다는 발언을 연이어 내고 있다. <사진 로이터>
백악관 복귀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고,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발언이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 있다며 "빈말이 아닌 것 같다"(Not a Joke This Time)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함께 우방국인 캐나다에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는 동시에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칭하며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전날 22일(현지시간)에는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 반환에 이어 더해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사 또한 밝히고 나섰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운하 운영과 미국 안보에 대한 운하의 전략적 중요성을 이유로 들며 운하의 통제권을 가져오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는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국가 자산"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에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스웨덴 특사를 지낸 켄 하우리를 지명하면서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는 모두 경제 안보 관점에서 모두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에 두거나 소유함으로써 안보적 우려와 상업적 이익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6%가 지나는 파나마 운하는 최근 중국 자본 영향력이 커지며 미국 내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 선박의 73%는 미국 항구를 오가고 있는 만큼 운하 운영이 중단되거나 통제가 변경된다면 미국 경제, 특히 배송 차질에 취약한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와 개인적 악연도 가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그는 파나마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사업 실패를 겪은 바 있다.
그린란드의 경우 희귀 금속, 광물, 석유,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북미와 유럽을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다. 아울러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그린란드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의 전략적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에서도 측근의 말에 따라 그린란드의 매수를 희망하며 덴마크를 압박한 바 있다. NYT는 해리 트루먼 전 미 대통령 또한 2차 세계대전 직후 그린란드를 구입하려 했다며 미국이 현재 러시아, 중국과 북극 항로 개척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비슷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NYT는 이 같은 발언을 바탕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식민주의와 팽창주의를 연상시킨다며 부동산 개발업자가 세계 최고의 군사력과 협상력을 가지게 되면서 본능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푸틴 대통령의 천재적 행보"라고 칭찬하는 등 영토 주권을 신성불가침이라 생각지 않는다는 발언을 낸 바 있다.
한편 파나마 정부와 덴마크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즉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대국민 연설 영상을 게시하며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 또한 22일(현지시간) 서면 논평을 통해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고 매물이 아니며 앞으로도 매물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